시몬 베유(Simone Weil)는 "고난이 심하면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겨우 목숨을 건진 후에, 자신이 주님을 간절히 찾았더니 주님께서 자신에게 응답하셨고, 모든 두려움에서 자신을 건져주셨다고 말합니다(시편34편). 그러면서 다윗은 "주님은 마음 상한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고, 낙심한 사람을 구원해 주신다"(18절)고 고백했습니다.
고난은 우리 삶 구석 구석에서 다양한 얼굴로 나타납니다. 질병, 사랑하는 이의 죽음, 파산, 사고, 인간관계의 고통, 재난이나 총격 사건까지. 고난은 우리 감정에 소용돌이를 일으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분노와 원망을, 슬픔과 두려움을, 혼란스러움이나 하나님을 향한 분노의 감정까지. 인생의 괴로움은 특정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현상 같습니다.
성경은 고난의 원인에 대하여 세 가지 유형으로 설명합니다. 첫번째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겪는 고난입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부주의해서, 실수로, 욕심이 과해서 생겨나는 고난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의 심리가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회개란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 죄 때문에 오는 어떠한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런 기도가 진정한 회개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중심을 보시고 은총을 내려 주십니다.
두번째 유형은 애매한 고난들이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내 잘못만은 아닙니다. 상대방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이지요. 사람을 피하려다가 가드 레일을 들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옆 집에서 난 불이 우리 집까지 옮겨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싸움을 말리다가 내가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적인 문제나 행정적인 보상 문제는 합리적으로 처리하더라도, 신앙적으로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아신다고 생각하고 참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세번째 유형은 선한 마음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선교를 하다가 방해하는 사람들로 인해 겪는 고난이라든가,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 겪는 불행들이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다가 순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 악한 사람들 무리에 들어가면 미움을 받게 마련입니다. 왜일까요? 악인이 의인 곁에 있으면 자신의 죄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한다(요3:20)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면 마찬가지 대접을 받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15:18) 예수님을 믿고 따르겠다는 사람이 세상에서 안일하고 깨끗한 대접을 받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평생을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지만, 심지어 교인들조차 그를 비난했고, 결국 목베임을 당해 순교했습니다. 예수님은 여러분과 저를 위해(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스스로 고난 당하는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주님이 매를 맞아 상함으로 우리는 나음을 얻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고난은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고난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이기범 칼럼]고난속에서 받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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