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의 TV·영화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새로운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미국인이 대중 오락물 속 종교적 주제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앙을 틈새시장 또는 위험한 소재로 여겨온 할리우드의 오랜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 해리스X(HarrisX)가 '페이스 앤 미디어 이니셔티브(Faith & Media Initiative)'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6 신앙·엔터테인먼트 지수(Faith & Entertainment Index)'는 미국 내 응답자 1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100개가 넘는 TV 시리즈 및 영화 장면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달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소비자의 92%가 화면 속에서 신앙이 표현되는 것에 대해 수용적이라고 답했으며, 77%는 신앙이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폭넓은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페이스 앤 미디어 이니셔티브의 브룩 자우그(Brooke Zaugg) 대표는 "큰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거의 100%에 가까운 결과는 놀라웠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는 정치처럼 이야기하기에 부담스러운 주제로 느껴질 수 있어 소수의 관심사처럼 보이지만, 이로 인해 제작자들이 이를 단순화하거나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신앙 이야기는 제대로 다뤄질 경우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앙 주제에 대한 호감도는 종교적·정치적 성향을 초월해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Z세대 79%, 밀레니얼 세대 83%, X세대 78%, 베이비붐 세대 72%가 신앙 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 지지자 82%, 민주당 지지자 75%, 무당층 73%가 지지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각 장면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오락적 가치 ▲신앙 표현의 진정성 ▲몰입 가능성 등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연령, 종교, 정치적 배경을 가진 시청자들로 구성됐다.
시청 전에는 비종교인 응답자의 53%가 신앙과 영성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더 매력적이라고 답했으나, 장면 시청 후에는 그 비율이 58%로 상승했다. 또한 신앙 기반 프로그램이 더 공감된다고 답한 비율도 53%에서 61%로 증가했다.
응답자들은 세속적 작품과 신앙 중심 작품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장면을 시청했다. 높은 점수를 받은 장면들은 인물들이 자신의 신념을 진정성 있게 탐구하며, 감정적으로 공감 가능한 맥락 속에 배치된 경우가 많았다.
상위 평가를 받은 장면 가운데 하나는 HBO 시리즈 '더 피트(The Pitt)'로, 유대인 정체성을 다룬 내용이 다양한 신앙 배경의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 밖에도 '영 쉘든(Young Sheldon)', '노바디 원츠 디스(Nobody Wants This)', 영화 '핵소 고지(Hacksaw Ridge)' 등의 장면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2025년 9월부터 1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최소 주 1회 이상 TV나 영화를 시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종교 분포는 미국 인구 비율에 맞게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집단은 추가 표집했다.
이번 연구는 앞서 무비가이드(Movieguide)가 발표한 보고서와도 맥을 같이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및 25위 영화 가운데 기독교적·성경적·도덕적·구속적 주제를 강하게 담은 작품들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노골적 폭력이나 선정성, 반성경적 세계관을 내세운 영화보다 더 높은 흥행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무비가이드는 2024년 미국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영화 중 80%가 강하거나 매우 강한 신앙 및 도덕적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R등급은 한 편에 불과했으며, 절반은 PG, 40%는 PG-13 등급이었다. 또한 70%가 해당 기관으로부터 '적합' 평가를 받았고, 모든 작품이 전체 완성도에서 별 3개 이상을 기록했다.
원더 프로젝트(Wonder Project)의 켈리 메리먼 후그스트라텐(Kelly Merryman Hoogstraten) CEO는 앞서 "가족이 함께 시청하면서도 현실의 고난을 외면하지 않는 이야기들에 대한 세대적 갈증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패밀리 타이즈(Family Ties)',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츠(Friday Night Lights)', '길모어 걸스(Gilmore Girls)' 같은 작품들을 떠올려본다"며 "도전을 인정하면서도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을 담아내는 이야기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