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42일 만에 두 명의 희생자를 낸 가운데 막을 내렸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해외선교사 위기관리기구’를 창설하기로 하는 등 아프간을 비롯한 위험지역의 선교 중단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가 해결된 데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하는 한편, 한국교회의 선교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 선교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프간 피랍사태가 42일 만에 종결됐다. 도중에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가 살해당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도 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에 모두 석방이 됐는데, 이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달라.

“먼저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고 사태를 해결해 주셔서 감사하다. 피랍자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수고한 정부 관계자들, 협상단들, 국민들, 기도해 준 성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억울하게 희생된 故 배형규 목사와 故 심성민 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너무도 안타깝다. 또한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태 이후 한기총과 KWMA는 ‘해외선교사 위기관리기구’를 만들기로 하는 등 해외선교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 이번 일로 해외선교가 위축되지는 않을지, 또한 기독교계의 선교활동 자체에 대한 국내의 비판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선교는 못 갈 곳이 없고 못 만날 사람이 없다. 선교는 이념이나 신조가 아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토마스 선교사는 그 당시 현실로 보면 억울한 죽음이었겠지만 지금 한국교회가 이렇게 부흥하는 ‘썩어지는 밀알’이 된 것이었다. 하나님은 그 피를 신원하시고 세계 교회사의 기적처럼 한국교회를 부흥시켜 주셨다. 아프간에도 언젠가 부흥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특히 안티세력들은 무신론적 차원에서 그들이 왜 국가가 금지한 위험한 곳을 갔냐고 하지만 그들의 아프간 방문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싸매고 위로하고 가르치기 위한 섬김과 봉사였다. 부정적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가 6.25 등으로 인해 피폐할 때 외국인 선교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도 마땅히 가난하고 피폐한 외국을 도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사태로 인해 안티기독교로 보이는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이 기독교의 선교로 인해 국고가 낭비된다는 것인데, 우리가 기독교의 선교에 대해 반성할 점이 있는 것인가.

“한국교회가 반성할 점이 있다면 선교영웅주의나 산발적인 선교 태도에 대해서는 반성할 수 있다. 보다 차분하고 깊이 있게 신중한 선교를 해야 한다. 특히 회교권에서 종교간 대결로 문제가 비화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문화와 언어를 익히고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지혜롭게 선교해야겠다.

그러나 선교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종교의 자유는 인권이기에 어떤 종교이든 그들의 선교행위를 막아서는 안 된다. 또 이번에 아프간에 간 이들은 무엇보다 선교보다는 봉사를 위해 갔고 그런 숭고한 정신을 가진 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탈레반은 비판하지 않은 채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은 왜곡된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기독교계가 너무 조용했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는 말도 있다.

“종교간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생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기에 발언을 자제하며 조용히 기도한 것이다. 한기총도 이런 방침에 따라 활동을 자제하며 주의해 왔다. 한기총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문화관광부에 국장급 임원을 파송해 사태 추이를 지켜 보며 대응책을 함께 논의했으며 피랍자 가족들을 방문해 위로했다.”

-한국교회가 이번 사태로 인해 여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이제 교회가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하나님 앞에 더욱 철저히 회개하며 자기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사회에 도전과 자극을 줄 수 있는 힘 있는 기독교가 되면 좋겠다. 요즘 학위 비리와 관련해 교회 내 학위 위조를 교단이 자체적으로 자정할 수 있는 운동도 펼치면 좋겠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