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하고, 늙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서운한 시기." 인생의 오후라 불리는 중년은 삶의 질문이 가장 깊어지고 절박해지는 시간이다. 남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자각, 지나온 삶의 무게, 다가오는 상실과 변화 앞에서 중년은 더 이상 가볍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황정회 전도사의 신간 <인생 오후의 질문>은 바로 이 중년의 한복판에서 터져 나오는 물음들을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
상담학 박사이자 오랜 시간 사랑의교회와 분당우리교회에서 상담가이자 사역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교회 공동체 안의 중년 신앙인들조차 인생 오후의 질문 앞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목격해왔다. 특히 12년간 분당우리교회 교구 전도사로 사역하며 중년 성도들의 고민을 가까이에서 듣고 상담해온 경험은 이 책의 토대가 됐다. 저자는 그동안 가정 세미나 강의와 교구 대상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나누어온 질문과 답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인생 오후의 질문>은 중년의 삶을 네 가지 질문의 축으로 풀어낸다. 1부에서는 '현명하게 나이 들 수 있는가?'라는 물음 아래 중년에 대한 이해와 삶의 지혜를 다룬다. 2부는 '오후의 길은 어디에서 찾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장성한 자녀, 늙은 부모, 함께 나이 들어가는 배우자, 그리고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3부는 현대 뇌과학을 바탕으로 중년 이후에도 남아 있는 가능성과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며, 4부에서는 중년에 본격적으로 찾아오는 상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저자는 중년을 쇠퇴와 위기의 시기로만 바라보는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중년은 오히려 삶의 의미를 가장 진지하게 물을 수 있는 전환기이며, 자기 자신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책에는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 자료가 풍부하게 인용되고, 그 사이사이에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상담·목회 현장에서 만난 실제 사례들이 설득력 있게 녹아 있다.
책은 중년의 인간관계를 다루는 데서 특히 현실적인 통찰을 제시한다. 자녀에게는 붙잡는 사랑이 아니라 놓아주는 사랑이 필요하며, 부모에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죄책감을 돌아보게 한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는 갈등을 피하기 위한 침묵 대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이해를 제안한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가 사라진 중년의 삶을 짚으며, 잃어버린 '나'를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강조한다.
<인생 오후의 질문>은 신앙인 중년에게는 남은 인생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회복하게 하는 책이며, 신앙이 없는 중년 독자에게는 삶의 의미와 신앙을 함께 사유하게 하는 안내서가 된다. 중년 전도 대상자에게 건넬 수 있는 인문학적이면서도 신앙적인 책이자, 교회 공동체의 중심 세대인 중년을 어떻게 이해하고 돌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읽을거리다.
저자는 말한다. "잘 죽기 위해 잘 산다"는 말처럼, 죽음을 의식하는 중년은 오히려 삶을 더 진지하게 붙든다고. 중년은 끝을 향해 가는 시간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고 하나님과 자신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다. <인생 오후의 질문>은 바로 그 길 위에서 다시 질문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