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이 돌부리에 차여 넘어졌다. 무릎을 깬 아들을 본 어머니는 안타까워하며 말씀하셨다. “앞을 좀 보고 달려라.” 옆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는 도대체 앞을 안보고 달리니 밖에 내 놓으면 불안하기 짝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내 무릎에는 그 때 얻은 작은 상처들이 무수히 그려져 있다.

면허증 없는 15살 아들이 운전을 해보자고 보챈다. 자기도 운전할 줄 안다고 자신에 차서 말한다. 나는 한 번도 아들에게 운전대를 맡겨본 적이 없다. 발로 달리다 돌부리에 채이면 무릎을 깨는데서 끝나지만 차로 달리다 사고내면 무릎 이상이 깨지기 때문이다.

초보와 숙련자의 차이가 무엇인가? 목표가 있다는 면에서 초보와 숙련자는 별 차이가 없다. 그 차이는 살피는 능력이 있는가, 없는 가에 있다. 숙련자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좌우를 살핀다. 때론 뒤도 살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초보는 좌우가 없다. 뒤는 더욱 없다. 앞만 있을 뿐이다. 한 마디로 앞에 집착하는 것이다. 영어로 "be attached to"라고 번역된다. 하나에 고정된다는 말이다. 인생 40, 50년을 살았다면 인생의 숙련자라 말할 수 있다. 논어 위정 편에 40은 불혹(不惑), 50은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세상 이치로 볼 때 40, 50세면 앞에만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좌우를 살핀다. 뒤도 돌아본다. 아니 위도 바라볼 줄 안다고 말한다. 그리하면서 앞으로 가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어떤가? 40, 50, 60이 돼서도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집중이라는 말도 일면 집착과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집중은 집착과 다르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다. 집중은 생산적이다. 그러나 집착은 비생산적이다. 집중하면 얻는다. 그러나 집착하면 오히려 잃는다. 왜 그런가? 집중은 좌우를 살피며 진행된다. 집중은 뒤를 살피며 진행된다. 집중은 위까지 살피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인생의 남은 시간이 자못 길다. 집착인가 집중인가? 종이 한 장 차이에 인생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