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일본에 한국 ‘거지(?)’가 출연했다. 그런데 보통 거지와는 달리 세상을 향해 예수님을 전하고, 교회를 향해 진실한 신앙을 주문한다. 바로 ‘각설이’ 장요셉 집사(본명 장석봉, 50)의 이야기다. 장 집사는 최근 중앙영광교회(담임 이용규 목사)에서 첫 스타트를 끊은 모노드라마 ‘품바’의 주인공이자 감독이다.

장 집사는 유일하게 ‘거지’로 현해탄을 건너온 연예인이다. 일반적인 한류 스타들의 멋진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는 눈부신 조명 아래 무대나 화려한 의상으로 치장하지 않는다. 군데군데 기워진 누더기가 그의 의상이고 스포트라이트 하나 없는 무대가 공연장이다. 하필이면 “거지 각설이를 택했느냐”고 묻는 기자에게 “예수님도 마굿간에서 그렇게 오시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장 집사는, 각설이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오히려 향유(享有)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장 집사는 기독교 관점으로 각색한 각설이로 일본 선교를 펼칠 계획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 전통 문화에 기독교 옷을 입힌 각설이로 일본 문화와 맞대결을 펼칠 장 집사를 일본 한류의 중심 오쿠보에서 만났다. 다음은 장요셉 집사와의 일문일답.

-많은 소재들 중에 하필이면 각설이 ‘품바’를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아역 배우 출신에다 프로듀서(PD)로 있었어요.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이 전부 PD고 연기자다 보니 향락과 세상에 많이 빠져 살았어요. 집은 철저한 불교 집안이구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예수님을 만났지만 사실 빵신자였죠.

그러다 폐결핵을 앓게 됐어요. 20년 전이죠. 당시 인천에 계신 선교사님께서 ‘금식 기도를 해 보라’며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놓고 기도해 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 때까지만 해도 믿음이 있었다기 보다 그냥 교회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 왠지 그 말씀이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으로 들렸어요.

결국 열흘 동안 금식 기도를 했어요. 난생 처음 금식 기도를 한 거죠. 기도원 식당에서는 설거지를 했어요. 신기한 건 먹고 싶다는 욕구가 전혀 생기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리고 금식을 마치고 열흘 정도 더 기도하면서 기도원에서 한 달간 머물렀어요. 그리고는 기도원을 나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완치가 된 거에요.

그때부터 하나님은 제가 가진 물질을 다 없애기 시작하셨죠. 그리고 저는 ‘하나님 앞에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 생각난 게 예수님께서 거지처럼 오셨다는 것이었어요. 거지들이 수표교 다리 밑에서 태어난 것과 예수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두 개의 영상이 보였어요.

그래서 거지로 오신 예수님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썼어요. 그리고 품바 형식으로 사도 바울, 사도 요한처럼 나도 사도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사도각 선생을 만들게 됐죠.”

-일본 선교를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작년 2010년 5월에 엔터테이먼트 감독이고 프로듀서로서 일본에서 사업을 하려고 왔었어요. 그런데 일본에 와서 타락한 문화를 보고 이들에게 건전한 크리스천 문화가 너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교회마다 찬양은 하지만 뮤지컬이나 드라마 같이 대중 속에 파고들어갈 수 있는 문화가 없었던 거에요. 하나님께서 그 때 드라마를 통해서 도전해 보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일본에서 처음으로 품바 공연을 개최하신 소감을 부탁 드립니다.

“매우 좋았습니다. 공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드라마 열린 예배라고 생각했어요. 아벨의 제사와 다윗의 시편의 찬양이라는 생각으로 공연해서 행복했습니다.”

▲품바 공연을 하고 있는 장요셉 집사.


-한국에 비하면 일본에서는 관객이 무척 적은 편일 텐데요.

“관객의 수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저를 철저히 훈련시키셨어요. 한국에서도 처음 공연할 때는 한 명, 두 명, 세 명인 적도 있었죠. 그리고 무전 공연을 하면서 땅끝마을까지 간 적도 있어요. 무엇보다 관객이 많고 적고 떠나서 일본에 계신 성도님들 자신이 선교사라는 사실을 믿으시면 좋겠어요. 본인들이 스스로 알아야 해요. 목사님만 전도의 특권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전도의 특권은 우리에게 있어요.”

-한국에서 비신자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무속인이 예수님을 믿게 되기도 했고, 믿음을 잃은 친구들이 회복되기도 했었어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 ‘거지도 한 몫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품바 공연의 목적은 복음을 전하고 잃어버린 하나님과의 첫 사랑의 회복에 목적을 두고 있어요.”

-품바 공연이 일본 선교에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지금의 한류가 일본에서 부흥이 일어나고 한국 드라마 등이 최고의 성수기를 누리고 있어서 지금이 오히려 문화로 선교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지금이 바로 한국 문화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일본이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선교사의 부활지라도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을 주셨어요. 내가 무덤이라고 생각하면 무덤이 되는 거에요. 사실 일본인들의 속 마음은 갈급해 하고 외로워하고 있고 기도를 하고 싶어해요. 각 교회가 문화로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안 온다고 교회 문 닫으면 안되죠.”

-앞으로 일본 활동 계획에 대해서 부탁 드립니다.

“극단 본 프로덕션인데 이렇게 이름을 지은 데에는 일본에서 문화가 태어나고 제가 새롭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였어요. 앞으로는 크리스천엔터테이먼트 전문 선교단을 세울 계획입니다. 그래서 뮤지컬 워십, 찬양, 워십 댄스, 모노드라마 등을 만들어 일본 각 교회에서 집회하고 공연하고, 거리공연도 가질 계획을 갖고 있어요.

내년 말 정도에는 일본어로도 도전하려고 해요. 완벽하게 될 때까지는 힘들겠지만 공연 중간 중간에 조금씩 일본어를 넣더라도 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모노드라마를 통해서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다 그릴 생각이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상태에요. 팀원도 12명을 선출할 계획이죠. 연극과 사역에 관심 있는 분들이 연락 주시면 만나 뵙고 이력서, 자기소개서로 심사를 하며 후에는 전문적인 훈련을 시킬 계획이에요.

무엇보다 언제든지 초청해 주시면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일본에 있는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도의 목적으로 그냥 해드리고 싶어요. 어디든지 새로운 문화를 교회에서 시도하고 싶어도 못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부담 갖지 말고 연락주세요. 거지는 밥 준다고 하면 갑니다(웃음).”

■장석봉 감독은…

지난 87년 ‘쇼 스타 출발’에서 연기부문 대상, 88년 신인 무대프로에서 연기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SBS ‘21년 만의 외출’ 주연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