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사건 1주년을 맞아 이민 2세 교육에 대한 주제로 포럼이 뉴저지에 이어 뉴욕에서 열렸다.

지난 4월 20일(주일) 후러싱제일감리교회(담임 김중언 목사)에서 포럼이 열려 다양한 논의들이 오갔다.

이학준 교수(뉴브런스윅 신학교 조직신학/윤리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손대권 교수(피츠버그 신학원 교육학 교수)가 '2세 교육의 헛점들과 그 보완책-사회화 과정에 대한 분석'에 대한 주제로 발제했으며, 패널로 △김광석 회장(뉴욕 한인 봉사센터) △박길재 박사(프린스톤 신학교 교육학 박사) △정정숙 박사(패밀리인 터치 원장) △이상숙 전도사(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원장)이 참여했다.

이교수는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의 비극 중 하나가 같은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이다"며 "임진왜란의 역사 통해 한국은 국왕까지도 수도인 한양을 버리고 피난 가야했던 역사를 겪었는데 얼마 안 있어 병자호란을 겪고 1910년 을사보호조약통해 나라를 빼았겼다. 생각해보면 임진왜란 당시 외국과의 관계를 잘 생각했으면 그러한 불운을 막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이학준 교수는 "마찬가지로 우리가 버지니아 텍 1주년을 생각하는 것은 조승희 군 사건이 단순히 한 명의 사건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이민사회의 문제·이민가정의 문제와 모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깊이 통찰해 봄으로 말미암아 그런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1세들이 해야 할 일이다"며 "유대인들은 승리의 역사보다 아픔과 비운의 역사를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뉴욕일보 정금연 사장은 인사를 통해 "청소년 문제는 미래와 관계돼 있다. 수십년 후 이민자들은 줄어들고 이민 1세들이 60-70세가 되면 이민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조승희 군의 문제뿐 아니라 한인커뮤니티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과연 우리 한인교회는 얼마만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청소년 문제는 커뮤니티와 밀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무엇보다 G2G 크리스천 연구소를 기반으로 교회가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고 나아가서 한인 커뮤니티와 실제적으로 청소년들이 함께 뛰어 놀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구체적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모색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청소년 문제에 대해 우리 함께 고민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주강사로 손대권 교수가 나섰다.
손 교수는 서두에서 발표를 통해 Driveway의 조그만 틈에 피어난 민들레를 통해 조승희 군의 상황을 연결해 살펴보기도 했다.

'첫째 현 사회속에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는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요소이다. 내가 사회 안에 어떻게 그리고 누구를 위해 서 있어야 하는가하는 문제는 정체형성 과정에 뿌리적 기초를 제공한다. 사회 무화적인 미스 페이스먼트로 인해 조군은 민들레처럼 애초부터 겪고있는 어려움이 있었다.

둘재 처음부터 길가에 잘못 떨어진 민들레처럼 주위환경을 익혀가는 사회동화 과정 중에 한 인격체로 자라나는데 필요한 충분한 사회동화, 주위 환경과 사회 구성원들과 나누는 다양한 대인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격려와 사랑이 부족했다.

셋째 길가가 충분한 토양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처럼, 조군은 공허한 삶의 공간이 내적·외적으로 많았다. 조군은 정체성의 뿌리가 깊이 내릴 수 있는 토양이 충분하지 못했다.

넷째 길가에 간신히 자라는 민들레는 자신의 존재가 외부적 환경이나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강한 힘으로 작용하는 외부적 환경이나 요소들에 의해 네거티비할 수 없게 될 때, 자신에 대한 소극적 생각, 미움 등 외부족 환경에 대한 분노와 반발을 느끼게 된다.

그는 "틈 사이의 조금만 공간에 연약한 뿌리를 내리고 가끔씩 비취는 햇볕을 바라보며 힘겹게 서 있던 민들레가 마치 사회동화 과정속에 존재하는 삶의 틈 사이 작은 공간속에 떨어져 방황과, 외로움, 분노와 산산조각나는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며 힘들게 자라온 조군의 모습을 보는듯 하다"고 덧붙였다.

손대권 교수는 기독저설가 Philip Yancey의 말을 빌어 '오늘날 많은 신앙의 공동체들이 영적 문둥병에 극심하게 시달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문둥병자의 저주는 아픔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데 있다. 조승희 군의 참담한 사건이야말로 우리들의 옆구리를 대못으로 찔리는것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미 영적 문둥병에 걸린 환자들일 것이다. 우리 한인공동체가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 그 사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살아있어야 한다"며 "이민사회가 건강하게 이 땅에서 살아갈 한 가지 길은 우리들의 마음과 마음이 한 마음으로 엮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슴속 깊이 내 아픔으로 느낄 수 있는 연결성, 상호관계성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더 우리 손으로 우리 왼손을 망치로 내리치는 아픈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 목사는 "우리 모두가 주의 한 사람에게라도 필요한 친구가 되고, 험한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길벗이 될 수 있다면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사회동화의 길을 웃으며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며 "더욱 아름다운 한인사회를 위해, 더욱 하나 되어야 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간구하자. Driveway에 잘못 떨어진 민들레라도 마음껏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함께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뉴저지는 4월 13일 하나임교회(담임 이학권 목사)에서 실시, 김규만 교수(커네티컷 종교사회학 교수)가 '한인 2세들의 이중 문화적 갈등과 해결'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이학권 목사는 "버지니아 텍 사건이 터진 후 2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모임을 꾸렸다"며 "지금 포럼에 패널로 참여한 대다수가 1년여간 G2G 크리스천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토론했던 이들이다. 특히 매주 토요일 오전 패밀리인터치 사무실에서 교사대학 강의를 통해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위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