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앨러메다인, 크리스 제임스 비샵, 브라이언 블럼, 리안 클락…. 폭력 없는 저 곳에서 편히 쉬기를...”

지난 해 16일, 버지니아텍에 잠든 32명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의 날(A Day of Remembrance)이 오전 10시 30분부터 교내 곳곳에서 열린다. 아직도 총성이 가시지 않은 버지니아텍 캠퍼스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을 위한 음악회, 각종 퍼포먼스가 열리고 희생자의 이름과 삶을 기리는 슬라이드쇼가 상영된다. 모든 행사는 철야 촛불기도회로 마무리된다.

2007년 4월 16일 버지니아텍에서 발생한 한인 1.5세 조승희 군의 총격으로 인해 32명이 숨지면서 전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미국 내 총기문제에 대한 여론이 크게 일어나 상하원이 정신질환자의 총기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 군의 모국인 한국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각종 추모식과 촛불기도회, 성금 모금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기도 했으며, CNN 등 주요외신들은 한국에서 일고 있는 영적 회개와 기도의 바람을 '아주 특별한 일'로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버지니아텍에서 열리는 추모의 날에는 인문대학 내 부설연구소로 ‘평화연구및폭력방지센터’가 세워진다. 버지니아텍 측은 조군이 공부했던 영문학과가 속해 있는 인문대학 내에 이 센터를 세워 32명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평화와 폭력에 대한 학문적 담론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 개원식에는 특별히 이성호 북가주교회협의회총연합회 前 회장(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가 참석해 성금 8천불을 전달한다. 이 성금은 지난 한 해 동안 산호세교회협의회가 버지니아텍에서 평화를 위해 일해 온 교수와 학생을 위해 모금한 돈이다. 이에 최근에 북가주교회협의회총연합회에서 1천불, 솔라노교회협의회에서 3백불을 더하면서 8천불이 모아졌다. 또 버지니아텍 사태 이후 북가주 지역교회들이 기도회 및 음악회를 개최하며 틈틈이 모은 헌금이다. 한인교회의 정성에 대해 ‘수 오트 로랜즈(Sue Ott Rowlands)`인문대학장은 “북가주 한인교회의 귀한 헌금에 감사하며 평화 연구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편지를 보내 왔다.

이 목사는 “조승희 사건을 통해 볼 때, 한인교회가 1.5세, 2세 등 차세대 정체성과 교육에 얼마나 무관심했던가”라고 되물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북가주 한인교회들은 이민자 2세 교육의 필요성과 문제점을 직시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사건 후에야 우리 1세는 2세 사역에 집중하며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산호세교협은 이 사건 직후 ‘청소년분과위원회’를 만들고 2세 사역 연합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한편, 버지니아텍에서는 사건 1주년 당일인 16일에 앞서 각종 음악회 등으로 1주년을 준비하며 웹사이트(http://www.remembrance.vt.edu/)를 통해 희생자들의 사진과 삶을 게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