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독립의거 1백주년 기념식이 한인 2백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거 장소인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 앞 저스틴 하먼 플라자에서 열려 의거를 기념함과 동시에 한국의 문화유산을 미국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1백년 전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국권침탈을 정당화한 미국인 외교고문 스티븐스를 처단한 날을 기념하는 이 행사에는 정치적 민감성에도 불구하고 로스 머커리미 시의원이 참석해 축사하고 한인들 외에도 1백여 명의 SF 시민들이 관람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SF한인회의 이석찬 회장은 평화선언문을 통해 “두 의사가 스티븐스를 척결한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위배된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민과 미국민은 폭력과 테러, 인권유린 등 반인류적 행위를 미워하며 전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역사적 사명을 다해 왔다”고 역설했다. 구본우 SF총영사도 “이 운동은 한민족의 독립정신을 만천하에 떨친 사건이며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출발이 됐다”고 평한 후 “미주 한인들이 세계의 인권과 자유 수호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게빈 뉴섬 시장을 대신해 참석, 축사를 전한 로스 머커리미 제5지역 시의원은 “SF시는 한인들을 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주목하고 있다”며 간략히 축사를 전했다.

이 행사 당일인 토요일 SF의 관광명소인 페리빌딩 앞에는 다수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이 행사를 지켜 봤다. 행사는 영어 브로셔나 통역이 없이 진행됐지만 시민들은 주변의 한인들에게 물어가며 행사에 관심을 보였고 특히 사물놀이, 삼고무가 펼쳐질 때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뉴욕에서 왔다는 제임스 히긴스 부부는 “베트남 전쟁과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한국인 친구가 있어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반갑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서는 이지연 무궁화한국학교 10학년생, 정재봉 다솜한국학교 9학년생 등이 두 의사의 삶을 간략히 요약·발표하고 인권과 자유 수호를 위한 선조의 행적을 기렸으며 다수의 1.5세, 2세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이 행사를 위해 김양 국가보훈처장,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유족대표 표현규 씨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