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후>가 26일 밤11시 ‘세금 안 내도 되는(?) 사람들’편을 방영하고 면세혜택을 받고 있는 성직자들의 삶을 고발했다. 그러나 이번 방송도 과거에 <뉴스후>가 비판적으로 방영한 바 있는 김홍도 목사와 조용기 목사 등 기독교계의 특정인사에 대한 고발인 것으로 나타나 방송의도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MBC <뉴스후>는 지난해 3월에도 ‘목사님 우리 목사님’ 편을 통해 금란교회의 담임직 세습문제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문제를 고발한 바 있으며 내용도 결국 과거에 이미 제기됐던 문제를 재구성한 수준이었다. 이번 방송도 10년 전의 회계장부를 기초해 방송하거나 기존에 알려져 있던 내용들은 재구성하는 형식에 그쳤다.

방송은 또 기독교계와 불교계 등 종교계의 면세혜택 문제를 다루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으나 주로 방영된 것은 기독교계의 사례였다. 특히 기독교계 특정인사에 대한 고발과 함께 교회개혁 진영의 인사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노골적 패턴도 지난해와 같았다는 지적이다.

<뉴스후>는 방송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4층짜리 고급빌라 2채에 살고 있고 한 채는 교회 사택으로 등록해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월 십일조를 근거로 조 목사의 연봉이 무려 11억3000만 원이라고 추정 보도했다.

그러나 방송에서 교회측은 “조 목사가 쓰고 남은 돈의 상당부분을 십일조로 내는 경우가 많다. 십일조를 역산해서 연봉으로 추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후>는 김홍도 목사에 대해서는 1998년 금란교회 회계 장부를 기초해 비판했다. 방송은 당시 회계 장부 내용에 따라 김홍도 목사는 교회로부터 매달 3천만 원을 받았지만 이제까지 소득세를 낸 적이 없다고 보도했고 김 목사가 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의 전원주택의 매매가가 땅값만 24억 원에 달한다고 사생활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에 대해서도 집중 보도했다. 방송은 곽 목사는 아들이 담임목사로 있는 분당 예수 소망교회에 136억이 지원된 것에 대해 “교회 재산을 유용해 세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 보도했다. 곽 목사가 3억 원 가량의 고급 스포츠카를 소유하고 있고, 시세 30억 원의 서울 강남 아파트에 부부가 살고 있다고 사생활을 또 파헤쳤다.

방송은 이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상 소유주가 소망교회이고, 아파트에 부과되는 재산세나 종부세를 교회가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도 교회에서 곽선희 목사에게 매년 1억 5천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고, 강남구 역삼동에는 직원이 딸린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다고

방송 중에는 사찰이 면세혜택을 받는 가운데 수지타산에 따져 매매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교회 매매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방송되기도 했다. 또 방송에서는 세금을 납부하는 대안적 모델로 성터교회 방인성 목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번 방송을 두고 게시판에는 교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와 한 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글 중에는 내용이 특정종교에 편파적으로 방영됐다는 지적도 있었으며 교회의 순기능적 측면에 대해서는 도외시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실제로 기독교계 내에 세금을 납부하는 목회자들도 상당수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유독 지난해와 같이 교회개혁 진영 인사를 긍정적으로 부각시킨 점도 지적되고 있다.

게시판에 ‘이영훈’씨는 “뉴스후 보도를 보면서 MBC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당회장 목사는 물론 600명이 넘는 전 교역자가 모두 오래 전부터 매월 사례비에서 원천징수하여 소둑세를 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고수부지에 주차장을 건립하여 모든 시민이 쓸 수 있도록 서울시에 기부체납한 내용과 심장병 환자 무료 시술, 엘림복지타운을 통한 무상 호스피스 활동 등의 순기능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