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교회의 2세 신앙전승 문제는 어제 오늘의 고민이 아니지만 뚜렷한 대안이나 발전적 성과없이 늘 걱정거리로 남아 왔다. 최근 몇 주간에 걸쳐 본지가 가주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서는 2세 사역에 있어서 1세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2세를 언제까지나 1세 의존적 피목회대상으로만 본다던지, 혹은 2세를 한인교회 안에서만 자라고 일해야 할 존재로 가둔다든지 하는 태도가 그 예다.

한인교회는 바나바와 바울의 사역 모델에서 여러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1세들은 다소에 있던 바울을 세계 선교의 현장으로 끌어낸 바나바처럼 2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인정하면서 2세들을 한인목회의 동등한 동역자로 인정해야 한다. 바울을 향해 깊은 통찰력을 가졌던 바나바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계 선교 역사가 없듯, 1세들이 2세들의 잠재력을 깨닫고 그들을 안디옥교회의 동역자로 세워주지 않는다면 한인교회의 존망은 결코 밝지 않다.

그들을 동역자로 인정한다면, 바나바가 바울을 예루살렘 교회에 변호하고 바울과 예루살렘 교회의 관계를 증진시켰던 것처럼 1세는 2세에게 모국 교회의 깊은 영성과 신앙 전통을 전달하고 그 위에서 2세 사역이 꽃피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1세들은 미국 문화 속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고 다문화 경험을 가진 2세들에게 한국교회의 위대한 신앙 유산을 ‘제대로’ 전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1세 교회와 동등한 2세 독립교회를 구성하는 것과 이 두 교회가 연합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비단 언어나 문화의 장벽뿐만 아니라 1세에만 집중된 한인교회의 목회 방식과 한국적 목회 성향이 2세들에겐 낯설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2세들의 한인교회 이탈, 심지어 신앙으로부터의 이탈은 필연적으로까지 보인다. 따라서 1세 교회는 기득권을 내려 놓고 2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목회의 장을 열어 주고 그들을 뒤에서 서포트하면서 가이드하는 바나바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1세 당회와 2세 당회를 ‘나성영락’이라는 이름 아래 독립시켜 양자가 성공적으로 연합해 가는 나성영락교회나 1.5세 담임목회자를 통해 한 교회 안에서 1세와 2세의 연합을 추구하는 남가주사랑의교회는 모두 재정권 및 의사결정권에 있어서 2세를 동역자로 존중하면서 이끌어 주는 바나바 모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2세들을 향한 1세들의 위로다. ‘바나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명이 요셉이었던 바나바는 권위자(勸慰子, Son of Encouragement)였다. 1세들은 문화 충격과 세대 갈등에 상처받아 온 2세들을 위로하는 것부터 시작해 그들을 세계선교의 일꾼이요, 한인뿐만이 아닌 미국과 전세계를 향한 이방의 사도로 삼을 특권을 이제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