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장로 대통령의 당선은 역대 3번째로서 기독교계는 신앙심이 투철한 지도자가 나라를 이끄는데 대해 벌써부터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대통령이 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장로 대통령의 당선은 기독교계에 희소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희소식이 진정한 기쁜 소식이 되도록 하는 책임은 기독교계에 있다. 대한민국은 불운하게도 임기 말까지 존경을 받는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동안 장로 대통령도 2번이나 나왔지만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적 측면에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독교계는 이명박 당선자가 국정을 운영하는 5년간 기독교계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독교적 가치를 제시하고 주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하나님의 공의란 것은 특정종교에 대한 편의 제공 차원이 아닌 더욱 거시적 측면에서 모든 인류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선한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성경은 성령의 12가지 열매에 대해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고 했다.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는데 있어서 이를 막을 세상의 법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대선 이후 하나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가를 주목해 봐야 한다. 대선 이후 가장 큰 반응으로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북한인권단체들이다. 이들은 이번 대선 결과로 지난 10년간 햇볕정책 속에 가려져 있던 북한인권의 실상이 드러나고, 북한동포들이 드디어 하나님이 부여하신 인권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이명박 당선자의 대선 승리 기사를 보도하면서 북한인권 개선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이 박탈당하고 있는 권리를 열거하자면 우선 먹을 권리와 살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으며, 인간답게 대접받을 권리나 차별당하지 않을 권리도 기대할 수 없다. 또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 건강하게 살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표현의 권리 등 인간이 기본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체제에 갇혀서 제한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악인에게도 베풀어 주신 은혜마저도 차단하는 극악한 행위다.

특히 가슴 아픈 것은 북한 동포들이 자유롭게 신앙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복음을 받아들여도 체제의 감시 속에서 지하에 숨어서 신앙생활을 유지해야하고 만일에라도 발각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죽을 때까지 성경도 보지 못한 채 노동력을 착취당해야 한다. 최근 북한인권을 위한 기도회에서 공개됐던 북한 지하교인들의 불탄 성경책은 북한에 있는 신앙인들의 고통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공의로운 정치는 북한인권 뿐만 아니라 사회악에 대한 처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 교계 일부에서는 장로 대통령 당선으로 기독교계의 혜택을 바라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독교계는 장로 대통령으로 인한 혜택을 기대하기보다 먼저 공의로운 정치로 존경받는 장로 대통령이 되도록 주어진 책임을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