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낙원이라고 부른다. 2,30년 전에는 ‘지상낙원’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그냥 낙원이라고 부른다. 북한을 방문하면 ‘미국에 사시는 재미가 어떻습네까?‘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들도 외부세계가 일고 싶은 모양이다.
“아이구. 그냥 지옥입니다” “아니, 어떻길래 지옥이라고 하십네까?” “우선, 아이들 입학시험지옥에다 교통지옥입니다.”
북한은 낙원이라는데 미국은 지옥이라고 하니까 의아해 하기도 하고 안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북한방문자들의 설명이다. 자동차가 많으면 그만큼 두통거리가 되고 생지옥을 체험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한 번은 내 현대차보다 더 고급스런 자동차가 빵빵 소리를 계속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필자도 운전을 꽤 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고 근래에는 사고 전혀 없이 티켓 한 장만 받은 정도였다. 하지만 뒷차의 경적소리에 신경이 곤두서고 울화통이 터져 신호대기에서 잠깐 내려 그 차로 가서 항의를 했다.
“왜 자꾸 빵빵거리며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네 타이어를 봐라. 다 주저앉았지? 너의 안전을 위해 빵빵거린 거야, 뭐 잘못했어?”
그런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뒤부터 빵빵 소리는 구원의 음악소리로 바뀌었다. 게다가 ‘상대편의 안전을 위하여 (For your safety, sir.)’ 운전을 하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또 몇 해가 지났다. 영국의 다이애나 세자비가 자동차 사고로 죽었던 일이 필자의 운전 실력을 한 등급 더 올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그 운전기사가 술이 취했었다는 말도 있었지만 어떻게 큰 나라 왕비 후보를 모시고 다니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다는 말인가. 그때부터 필자는 아내를 태우고 다닐 때 ‘여왕님 모시듯’ 운전을 한다. 자녀들은 왕자와 공주 모시듯 운전했고 성도들은 ‘천하보다도 더 귀한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또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를 모시고 다니든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모신 것과 같다는 점이다. 여왕 운전기사라면 음주운전은 절대로 안 될 것이다. 물론 난폭운전을 해서도 안된다. 교황청에서 ‘운전사 십계명’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 첫째가 ‘살인하지 말라’이다. 적극적 표현으로 번역하면 ‘생명을 살려라’이다. 그러나 자동차만 자동차가 아니다. 가정도 자동차, 학교도 회사도 군부대도 병원도. 더욱더 교회는 주님을 모신 자동차이다. 가정 운전도 잘 하고 회사 운전도 잘 하고 특히 교회는 더욱 운전을 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