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을 산호세 시장과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서 먹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유대교 랍비와 이슬람 임맘과 개신교 목사 세 사람이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모든 시민이 서로 평화롭게 존중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었겠지요. 저도 개신교 목사의 기도에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할 때는 아멘 하고 응답하면서도 다른 종교지도자들의 기도 시간에는 존중하는 표시로 눈을 감고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서로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전파하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폭력이나 강요만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폭력은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쉽게 느끼는 유혹입니다. 부부가 싸우다가 말이 막히면 쉽게 주먹이 올라가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절대 폭력을 쓰지 않는다고 다짐하면 서로 의견이 달라도 언어 폭력이나 물리적인 폭력을 하지 않고 끝까지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려고 하면서 생각이 발전하고 서로를 잘 알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싸우지 않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서로 협력해서 할 일은 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 왼쪽 옆에는 몰몬교 산호세 지부 책임자가 앉았고 제 오른쪽 옆에는 Winchester 길에 있는 베델 교회 담임 목사님이 앉았습니다. 제 건너편에는 City Team의 책임자가 않았습니다.

척 리드 산호세 시장은 우리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시정 복지 예산으로 해야될 수많은 일들을 종교 단체를 비롯한 비영리단체들이 해 주는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사실 홈리스 쉘터, 가정 폭력 상담 및 쉘터, 마약 및 알콜 중독 센터, 고아원, 양로원 등등 수없이 많은 일들을 정부에서 세금에만 의존해서 하려면 세금을 수입의 70-80%를 거두어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종교단체와 비영리단체들이 헌금과 자원봉사라는 두 가지 자원을 가지고 감당하기 때문에 정부가 최소한의 세금 수입을 지출하면서 복지 정책을 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처럼 헌금과 자원봉사 이외의 정신적 및 심리적인 안정과 평화, 관계 개선과 증진을 위한 공헌 등을 생각하면 종교단체와 비영리단체의 활약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감사하고, 손잡고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산호세 시장의 지혜가 돋보였습니다. 물론 종교적인 신념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리고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헌법 정신은 존중하지만 이처럼 종교단체와 비영리 단체를 무시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고 역할을 인정하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지도자들이 협력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상의하고 서로 사귐을 가진 기회도 좋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한인 목회자는 저 혼자였다는 점입니다. 제가 다른 목회자들을 탓하기에 앞서 반성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선 우리 교회 목회자 다섯 명이라도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것을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산호세 도시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성시화 운동 임원들에게도 같이 가자고 하지 않은 것을 회개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그렇게 기도하는 현장에 가서, 산호세의 범죄율 감소와 경제 성장을 위해 기도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도하고,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힘을 모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반성을 바탕으로 우리 교회 교역자들과 산호세 지역 한인 교회 협의회 임원들, 성시화 운동 본부 임원들을 다 같이 가자고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미국 주류 사회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자리에 있기를 원합니다. 시민권을 가진 분들은 투표도 하고, 각종 자원 봉사에 참여도 하고, 주류 단체에 재정 지원하는 일도 하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영광을 나누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선교와 전도, 구제와 봉사의 구체적인 표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