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필라델피아에서 공부하며 사역할 때에 섬기던 교회 담임목사님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나 뵌 지 7-8년 만의 만남이었습니다. 오래 전 8년 가까이 배우고 섬겼던 목사님이셨기 때문에 저의 장점과 단점을 전부 알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한국의 상황과 사역, 그리고 미국의 상황과 사역들을 알려주셨고, 이전에 들었던 부분들도 많았지만 전에 듣지 못했던 그 목사님의 간증들도 나에게 도움이 되라고 들려 주셨습니다.
그날 하신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아무래도 목회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목사님께서 오래 전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미국에 오셔서 3개 교회를 섬기며 경험한 일들 그리고 수년 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신학교 총장을 몇 차례 하시면서 그 가운데 깨달은 귀한 말씀들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들 중 가장 크게 도전이 되었던 것은 얼마 전 자신의 과거 설교 테이프들을 몽땅 버리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과거에 했던 설교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사용하셨겠지만 80이 넘은 지금 그 설교들을 다시 들어보니 도저히 낯이 뜨거워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그분은 자존심이 매우 강하시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늘 선두에 가시던 분이신데 지금 자신을 돌아보니 어떻게 그렇게 설교를 하고 살았는지 부끄럽다고 하시는 겸손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하여 걱정을 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이 빠진 설교와 목회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성도들의 귀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하십니다. 목사는 군림을 하고 교회는 사업이 되며 성도는 예식에 빠져 있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먼 후배인 저에게 성경을 많이 읽으라는 말씀을 해 주고 가셨습니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분의 깨달음이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나 스스로에게 “과연 나는 예수에 빠져 있는가? 아니면 목회에 빠져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예수보다는 목회에 흠뻑 빠져 있는 나 자신을 깨닫고 예수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예수에 빠져 있는가? 아니면 종교 예식에 빠져 있는가?” 10년 후에 지금을 돌아볼 때 후회 없는 믿음생활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은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태복음 24장 37절)고 하십니다. 가장 가치있는 것은 내가 세상에서 무엇을 이루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하나님과 가까운 삶을 살다가 천국으로 가는가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가 곧 임한다고 하셨습니다. 잦은 지진을 경험하며 큰 지진을 대비하는 것 같이 지금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마지막 때라는 것을 가리키며 영원한 생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믿음 생활이 되기 위하여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에 마음을 모두 빼앗긴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 때에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후회 없는 행복한 은혜가 늘 나의 마음에 함께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