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 아깝지만완패였습니다. 아틀란타팰콘스를맞아열심히싸워봤지만역부족이었습니다. 마지막 3분을남기고짜릿한터치다운을만들어내마지막까지희망을가져봤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이겼으면올해도남은겨울을더뜨겁게보낼수있었을텐데... 아쉽지만이제씨애틀시혹스의시즌은끝이났습니다. 팬으로써섭섭한마음을갖는것은어쩌면당연한일일것입니다.
팬... 사전에보면, '운동경기나선수또는연극, 영화, 음악따위나배우, 가수등을열광적으로좋아하는사람'이란뜻을가진말입니다.우린스스로를누군가의팬, 어떤팀의팬으로자처합니다. 누군가를열광적으로좋아하고, 지지한다고말합니다. 그런데정말그럴까요? 우리가어떤사람의팬이되고어떤팀의팬이되는이유가그사람이나팀때문일까요, 아니면우리자신때문일까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씨였고 그가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어려운 상대들과 맞붙은 지역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했습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당시 정치권에 염증을 느꼈던 국민들은 차범근 감독을 대통령 감이라고까지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후,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 네덜란드에 5:0으로 대패하자 그를 대통령 감이라고 칭송하던 사람들은 조별 예선이 끝나기도 전에 그를 감독 직에서 끌어내렸습니다. 냄비근성, 정말이지 서글픈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축구를 좋아합니다. 월드컵 때가 되면 정말 전국민이 열광합니다. 그런데 진정한 팬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열광하고 응원하는 것이 어떤 선수나 팀이 아니라 오직 자신이 원하는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잘할 때는 늘 우리 편이지만 못할 때는 언제든지 버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이 원했던 이스라엘의 해방을 얻지 못했을 때 예수님을 십자가에 버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배재철이란 성악가가 있습니다. 1990년대 도밍고 오페라리아와 베르디 콩쿠르 등 유럽의 각종 대회를 휩쓸었던 그는, 독일의 자르브뤼켄 국립 오페라단의 주역 가수로 발탁되어 2003년 일본 콘서트 무대에 서게 됩니다. 그의 풍부한 성량과 미성에 매료된 일본 매스컴은, 그를 100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성악가라 극찬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팬이 되기를 자처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오는데,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면서 성대와 연결된 중요한 신경을 잘라내어 더 이상 예전처럼 노래를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가 2008년 7월, 2년 9개월 만에 일본에서 재기 무대를 가졌습니다. 그가 부른 노래는 다름 아닌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인 성악가를 사랑했던 일본 팬들이 그동안 후원금을 모아 재수술을 받게 하고 각종 재활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240명의 팬들이 모두 기립하여 박수로 축복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진정한 팬은 쓰러졌을 때 더욱 목청 높여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진정한 팬이 되어줍시다. 예수께서 죽기까지 우리의 팬이 되어주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사람들이 되어주십시다. 늘 여러분의 진정한 팬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