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2009년, 영화계는 한 사람 때문에 뒤집혔다. 바로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그가 만든 영화 아바타는 무려 27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이미 20억 달러를 돌파했던 타이타닉까지 포함하면, 세계 박스오피스를 뒤흔든 영화 두 편이 모두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2] 캐머런은 이렇게 말한다.
“상상력. 상상력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1954년,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상과학 소설과 자연 탐구에 푹 빠진 아이였다. 수업이 없는 날이면 숲에 들어가 개구리, 벌레, 뱀을 잡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곤 했다.
[3] 그에게 과학은 상상력을 키우는 도구였고, 그의 마음속 세계는 점점 더 넓어졌다. 그렇게 영화감독의 꿈을 품었지만, 그의 현실은 순탄치 않았다.
학력은 ‘대학 중퇴’, 직업은 ‘트럭 운전수’, 학창 시절엔 ‘왕따’, 나이 서른이 넘도록 변변한 이력 하나 없는 ‘백수’였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상상력만큼은 절대 놓지 않았다.
[4] 그의 진짜 능력은 이력서에 적히지 않았던 것들-“영화광, 놀라운 상상력, 예술적 감각”-에 있었기 때문이다.
와튼스쿨 이언 맥밀런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도전적인 사람은 돈을 쓰기 전에 먼저 상상력을 쓴다.”
성경을 이해할 때도 ‘호기심과 상상력’은 필수다.
[5] 어릴 적 나 역시 질문이 많아 교역자들을 자주 곤란하게 만들곤 했다.
중학생 때, 출애굽기 14장을 읽다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바다가 갈라지고, 그 바닥이 ‘마른 땅’이 되었다?”
바닷속은 수천 년 동안 퇴적된 진흙과 점토층일 텐데, 그게 어떻게 갑자기 마른 땅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6]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께서 큰 동풍으로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고”(출 14:21).
바람이 불어 바다를 벽처럼 세운 것도 놀라운데, 그 바람이 바닥의 진흙까지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학자들은 홍해 지역의 퇴적층을 조사했다.
[7] 홍해 바닥은 ‘모래, 점토, 조개 껍질, 칼슘이 섞인 혼합층’이다. 이 흙이 강풍에 몇 시간만 노출되면 ‘겉면이 단단한 표면층’(crust)으로 변한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데스밸리(Death Vaĺley)에서도 물이 빠지면 진흙이 빠르게 굳어 차가 지나갈 수 있다고 한다.
중동 와디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 밖에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여러 곳들이 자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8] 따라서 바람이 밤새 불어 물을 완전히 걷어내면 수백만 명과 가축이 지나갈 수 있는 단단한 땅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23절에 보면 ‘바로의 말들과 병거들’까지 뒤따라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출애굽기 14장의 사건은 자연적 현상만으로도 가능한 기적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9] 아무리 강풍이 바다를 말릴 수 있다고 해도 문제는 그 바람을 누가 일으키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홍해도하의 기적 사건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바람을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강도로 불게 하셔야만 가능했던 일이란 말이다. 한마디로, 홍해 도하 기적은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에다 ‘자연적 현상’이 완벽하게 맞물린 결과이다.
[10] 바다가 갈라진 것도 기적이고, 바닥을 단단하게 만든 것도 기적이고, 때맞춰 바람을 일으키신 것도 기적이다. 홍해 도하의 기적 사건을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분석해서 차별화 되게 이해하고 있는 이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세심한 관찰력’과 ‘호기심’과 ‘상상력’에 의한 질문이 없었다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성경의 진미 아니겠는가.
[11] 홍해의 기적은 지어낸 소설이나 단순한 옛날 이야기나 과장이 아니다. 과학적, 지리적 조사와 결합해 보면 더욱 놀랍고, 더 실제적이고, 더 감동적인 사건이다.
하나님은 자연을 사용해 역사를 이루셨고, 그 자연을 초월해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길을 여셨다. 그렇다. 믿음은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어떻게 가능했을까?”라고 질문해 보는 순간, 그 기적은 더 크고 더 생생하게 우리 마음에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