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말로만 듣던 뉴욕 맨하탄 카네기홀(Carnegie Hall)을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이 지역 여러 교회 성도들과 한국에서 온 성도들이 그곳에서 함께 찬양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거의 3시간 동안의 찬양이었는데 5층 제일 앞줄에 앉게 되었다. 그 자리가 좋았던 이유는 아래에 모든 것이 다 보이는 제일 꼭대기 발코니였기 때문이다. 찬양을 들으며 마음에 많은 감동을 얻었다.
특별히 이민교회 성도들이 나와서 찬양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며 이 나라에 정착하고, 그 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며 믿음을 지키고 살고 있는지, 실은 그들이 입으로 부른 찬양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헌신적인 신앙에 많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만일 긴 3시간 동안 받은 은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한 가지가 있다.
순서 중간 쯤 남녀 성도들의 찬양과 율동 순서가 있었는데 율동을 하던 중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표현을 똑같은 모습으로 여러 번 반복했다. 그들은 매번 한쪽 팔을 다른 쪽보다 더 높이 들고, 고개를 들며, 눈을 그 손끝이 가리키는 하늘을 향하여 경외하는 모습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들이 가리키고 있는 곳이 내가 앉아있는 5층 발코니였다. 내가 5층 발코니 제일 끝, 제일 앞줄에 앉아 목을 빼고 있었던 관계로 마치 50여 명의 찬양대원들이 나를 향하여 손을 들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내 마음이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하필이면 5층 그 자리에 앉아서 그들의 영광을 다 받고 있는 것인지(?) 한 편으로는 하나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조금 후에 너무나 귀한 것을 한 가지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을 향하여 손을 뻗혀서 영광을 올려드리는 모습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저 광경을 받으실 때에 얼마나 기뻐하실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도 하나님께 손을 올려 영광을 드린다고 할 때가 많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본 그 모습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날 나는 하나님께 찬양하고 영광을 올려 드리는 표현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성소를 향하여 너희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라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시편 134편)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신다. 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다 알아드리지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성도가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헌신의 두 손을 올려드릴 때 그 모습은 아름다움 이상의 아름다움인 것이 분명하다. 주일 오전에만 하나님께 손을 올려드리고, 혹은 수요예배 시 한 번 힘겹게 손을 올려드리는 삶이 아니라, 늘 하나님께 헌신과 고백의 두 손을 올려드리며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확신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그 모습을 축복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만 아시는 나의 골방이 어느 곳이든 그곳에서 찬양하면서, 기도하면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 나의 두 손을 높이 올려드리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이 제일 기뻐하시는 헌신의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5층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민망했지만 조금 후부터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아름다움에 더욱 목을 길게 빼고 그분들을 보게 되었다. 카네기홀에는 5층 발코니 제일 앞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인가 보다. 그날 하나님도 그 자리에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