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모르게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열심히 한 것 같지도 않고, 또한 많은 것을 한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목회에 관한 일이었고, 주일 준비에 관한 일들이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준비하던 모든 일들이 항상 나의 마음을 뜨겁게 하지는 못했다. 지난주에 했고 또한 그 전 주에도 하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를 끝내며 돌아보니 너무나 부드러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늘 하던 일들이라 마음이 메마를 수도 있었고, 즐겁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참으로 이상한 것은 지루하지 않았고 따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물론 성령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의 마음을 붙잡고 계셨던 것을 믿지만, 그러기까지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 돌아 볼 때에 “찬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하루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찬양들과 인터넷에 여러 사람들이 올려놓은 은혜로운 찬양을 들으며, 손과 눈은 매번 하던 일을 했으나 마음은 매 순간 하나님께 있었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음악을 좋아해서 그럴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의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귀에 찬양을 들려주시면서 나의 마음을 풀어 주셨던 것이다. 그것을 깨달으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마음을 녹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 감사하고 귀하고 기뻤다. 오늘도 내가 열심히 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은 하나님께서 내 주위에 모든 것을 사용하셔서 한 순간도 하나님을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고 계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편 139편 7-10절). 시인은 결국 하나님의 자상하신 사랑을 깨닫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 늘 있는 것을 감탄하며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청년 때에 묵상하고 암송했던 이 말씀을 이제야 마음 속 깊이 깨닫고 있다. 내가 어디로 피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것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새삼 믿게 된다.
나의 마음은 늘 고무줄과 같아서 오락가락 하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나를 붙잡고 계시며 온전케 하시기 위하여 오늘은 찬양을 통하여 마음을 넉넉하게 하신 것이다. 모르고 지난 하루도 하나님의 사랑의 간섭과 치밀하신 은혜였다. 결국 목회도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주신 축복이라는 것을 고백하게 하신다. 사역이라는 제목으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으로만 알고 힘이 든다고 불평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너무나 좁은 나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주장하시고 일하시며 나는 하나님의 역사를 옆에서 지켜보며 그 능력을 누리는 것이었는데 큰 오해를 하고 살았다. 어디로 떠날 수 있을까? 아무 곳도 없다. 오직 하나님께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 것이 모든 것이고 지름길이며 해결책임을 더욱 믿게 된다. 하나님은 결코 그의 자녀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교회를 나서며 맞는 시원한 가을의 향기가 더욱 하나님께 감사 고백을 하게 만들었다. 주님의 이름을 높이며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