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바쁘게 운전을 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앞쪽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의 운전자가 헤드라이트를 몇 번씩 켰다 껐다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저 앞에 경찰이 속도위반 차량을 잡으려고 기다린다는 뜻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동차 속도를 급하게 줄였다. 그리고 몇 초 후, 아니나 다를까 저쪽 나무 뒤에 경찰이 속도 위반자를 단속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때 나는 잘못한 일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경찰을 지나쳤고 계속 뒷거울로 경찰을 보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놀랐을까?” 스스로 생각해 보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 때 늘 속도를 준수하고 살았다면 놀랄 이유가 하나도 없었는데 속도를 위반하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속도를 제한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들이 있었을 것이고 누가 보든 안 보든 법을 지키면 불안할 일이 없는데 늘 내가 원하는 속도로 달리다 보니 경찰을 볼 때 놀라게 된 것이다. 오죽 사람들이 속도를 지키지 않았으면 추수감사절이 가까워질 때 속도를 잘 지키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칠면조(Turkey)를 선물해 주는 도시가 생겨났을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립보서 2장 12절)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외모보다 속마음을 보시고 계시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나를 보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쁘게 하여 드리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에 충성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내 자신을 돌아 볼 때 하나님의 눈을 속이며 살 때가 얼마나 많이 있었는가? 사람들이 있으면 목사요, 혼자 있을 때에는 안 믿는 사람들보다 못한 모습은 아니었는지 생각하며 스스로 얼굴이 붉어진다. 하나님과 나만이 알고 있는 부끄러운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천사표요 세상에서는 욕심이 앞장서서 불법을 행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다가 앞에 경찰이 있다고 하는 힌트를 얻으면 곧 속도를 줄여 그 때를 모면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살지는 않는가? 경찰로부터 티켓을 받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그 때를 모면하는 신앙이 아니라 늘 충성을 다하라고 하신다.
우리는 기도하는 것을 그렇게 사용할 때가 있다. 마치 어려움을 잠깐 피해가는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어떤 때에는 예배를 그렇게 생각한다. 헌금도 나의 필요에 따라 더 큰 것을 원하여 작은 것을 드린다고 하며 눈가림하는 모습이 될 때가 있다. 헌신도 중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갑자기 속도를 줄여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기회 포착 정도 사용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제부터라도 똑똑 함을 자랑하며 처세를 잘하는 생활에서 바보라고 여겨질 정도의 진실함과 변함없는 믿음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라고 하신다. 그 때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고 언제 어디서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복음을 전하는 행복한 선교사의 삶을 살게 하실 것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살아가야 할 진실한 성도의 모습이다.
경찰을 지나친 뒤 나에게 신호를 주었던 그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마주 달려오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를 여러 번 보내주었다. 하지만 자랑스럽지 않았고 잘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작은 생활의 한 부분이었지만 아직도 많이 변화되어야 할 나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