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 주의회가 기업주 등이 피고용주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미국 현지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 상원은 기업주나 학교 당국 등이 소셜미디어의 이용자에게 이름과 비밀번호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의회 연합체인 주의회전국회의(NCSL)는 현재 최소한 7개 주가 관련 법안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메릴랜드주가 가장 먼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나 메릴랜드주의 마틴 오말리(민주당)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를 놓고 검토중이어서 아직 최종적으로 법안이 통과된 것은 아니다고 주지사 대변인은 말했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앨리 봄 정책전략담당은 소셜미디어의 비밀번호 요구 관행이 고용주가 피고용인의 집에 들어가 보거나 편지를 뜯어보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면서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봄은 "고용주가 단지 온라인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상황을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공공정책 담당 이사인 윌 캐스들리버리도 성명을 통해 "피고용인이나 구직자에게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면서 환영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메릴랜드주 상공회의소 등 기업주 대표단체들은 이 법안은 잘못된 것이며, 비밀번호 요구는 특별한 경우에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릴랜드주 상공회의소의 엘리자베스 트로피-돈젤라 변호사는 "고용주들이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요구했다는 얘기를 거의 듣지 못했으며, 심지어 이런 방법을 아는 고용주들도 거의 없다"면서 "게다가 고용주들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사내 성적 괴롭힘 주장 등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도구를 빼앗기게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