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토켈라우 주민들이 자국 언어인 토켈라우어로 된 최초의 성경 완전 번역본을 받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는 12월 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소식을 발표하며 "세계에서 가장 외딴 섬나라 중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토켈라우는 하와이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한 아타푸, 누쿠노누, 파카오포 세 개의 고립된 산호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약 1,500명의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다. 이들의 언어는 오랫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져 문자 형태가 없었다.

이곳에는 뉴질랜드 외무장관이 3년 임기의 행정관을 임명하지만, 서사모아 아피아에 주둔하는 토켈라우 담당 사무관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이 섬으로 가려면 서사모아에서 일주일에 한 번 운항하는 정기선을 타고 37시간 동안 항해해야 한다. '토켈라우'는 폴리네시아어로 '북쪽'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성서공회(BSNZ) 닐스 얀스 반 렌스버그(Neels Janse van Rensburg) 대표는 "이 성취는 파트너십의 힘과 하나님의 백성의 인내를 증명한다"며 "번역, 공동체, 신앙이 하나로 모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UBS 측은 "(토켈라우어는) 주로 구전 언어였기에, 이번 번역은 공동체와의 깊은 협력, 세심한 언어 연구, 그리고 26년간의 인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성경 완전 번역 출판 행사는 지난 10월 27일 파카오포 환초에서 열렸으며, 뉴질랜드 아오테아로아에서 열린 토켈라우 언어 주간과 맞물려 진행됐다. 이 행사에서는 의회의 공식 감사 인사가 있었고, 주민들이 민속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BSNZ 팀은 전통 선물인 '톨루마'를 받았는데, 이는 토켈라우인들이 카누 낚시에서 귀중품과 물고기를 보관하는 나무 용기로, 카누가 전복될 경우 육지 쪽으로 떠내려가도록 설계된 것이다.

토켈라우 공동체 지도자이자 전 토켈라우 정부 수반인 켈리히아노 칼롤로(Kelihiano Kalolo)는 "새 성경 번역은 매우 큰 사건"이라며 "언어 보존과 강화를 상기시키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번역은 마을에서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영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경 번역 프로젝트는 1996년 번역가 워크숍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UBS에 따르면, 이는 "수십년간 품어온 꿈의 결실"이었다.

이번 번역팀에는 23년간 번역에 헌신해 온 이오안 테아오(Ioane Teao)와 번역위원회 의장을 맡은 투이 소포아가(Tui Sopoaga) 목사가 포함됐으며, 은퇴한 BSNZ 번역 감독 스티븐 패터모어(Stephen Pattemore)와 함께 최종 검수를 진행했다. 클레어 놀스(Clare Knowles), 아비 다스(Abi Das), 다니엘 해리슨(Daniel Harrison)은 조판·디자인·출판의 마지막 단계를 맡아, 성경이 기념 행사에 맞춰 준비되도록 도왔다.

렌스버그는 "UBS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번역 자문과 컨설팅 서비스, 파라텍스트와 같은 기술 도구, 전략적 지침을 제공하며 성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토켈라우어 성경 번역의 역사는 1960년대 후반 뉴질랜드로 이주한 토켈라우인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당시 사모아 성경은 일부 도움이 됐으나, 사모아어에 능통하지 않은 토켈라우인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

1980년대에는 토켈라우어로 예배가 이뤄졌지만, 성경에 대한 수요는 계속됐다. 1991년 뉴질랜드 태평양 섬 장로교회에서 회의가 열렸고, 1994년 대표단이 토켈라우를 방문해 번역 프로젝트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역 정부와 교회 단체의 지원 속에 1996년 6월 공식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UBS는 "성경의 출현은 언어적·문화적 부흥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토켈라우인들은 수세대 동안 사모아 성경에 의존해 왔으며, 1999년 마가복음, 2003년 네 복음서, 2009년 신약성경이 부분적으로 출판됐다. UBS는 "이번 번역을 통해 2025년 처음으로 토켈라우인들은 자국어로 성경 전체를 읽고 듣고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