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도주는 떨어진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이땅에서 처음으로 행하신 기적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가나라는 곳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그곳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초청을 받고 가셨습니다. 거기에는 이미 예수님의 모친인 마리아가 손님들 시중을 들고 있었음을 보아서 마리아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의 결혼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대인들의 결혼식 풍습은 1주일 가량 진행되기 때문에 3일째가 되었다는 것은 그 결혼식의 즐거움이 가장 고조되어있던 시점이었을 것입니다. 한국사람들의 모임에서 음식이 빠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처럼 유대인의 결혼식에서 음식, 특히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 결혼식에는 이제 더이상의 즐거움은 없는 것을 의미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물품이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결혼식의 절정에 달하는 3일째 되던 날 꼭 있어야 할 포도주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잔치의 기쁨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던 것입니다.

결혼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더구나 이제 막 흥이 오르려는 순간에 흥을 돋구어 주는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거기에 초대받은 손님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혼 예식 마지막 날도 아니고 한창 손님들의 흥이 올라가는 중간에 떨어졌다는 것은 유대인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이 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고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아주 드문 일이었습니다. 저들의 전통이나 풍습으로 보아 도무지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포도주는 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포도주는 떨어졌습니다.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분명히 포도주는 떨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포도주는 떨어집니다. 우리가 전혀 예상을 못한 일도 반드시 우리에게 일어납니다. 젊음을 자랑하고 건강에는 자신만만했던 사람에게도 질병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누가 보아도 탄탄하게 잘나가던 사업에도 어김없이 어려움은 찾아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그 모든 것에는 반드시 끝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것으로만 여겼던 삶의 마지막 순간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순간에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끝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옵니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경고와 도전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끝이 있음을 알고 달려가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입니다. 끝에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미리 예상하고 달려가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아무 의미없이 살아가다가 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의 종착역에 이른 사람, 자기에게만은 전혀 끝이 없을 줄 알고 착각하며 살다가 끝을 만난 사람은 그 끝이 비참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땅의 모든 존재에게는 반드시 끝이 찾아옵니다. 마치 전혀 예상치 못했던 포도주가 고갈되듯이 말입니다. 끝은 있습니다. 인생에서 우리의 힘으로 안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2. 시간 맞추어 오신 예수님

포도주가 떨어진 절망의 순간에 예수님이 거기 계셨습니다. 결혼식 3일 되던 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는데 바로 그때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사람들이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예수님께서 거기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발견한 마리아는 즉시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렸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거절의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여기에는 아주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의 명령이나 누구의 필요에 따라 일하시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육신의 어머니의 부탁이니 기적을 배풀고, 누가 필요로 하니 기적을 베푸시는 분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필요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속에서 그 분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거기서 구해주어야할 아무런 의무가 없다는 뜻입니다. 무조건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서 우리의 시중을 들어주는 그런 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포도주가 떨어진 결혼 연회장에 나타나 주셨습니다. 저들의 절망적인 현장에 주님께서 함께해 주셨던 것입니다.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포도주가 떨어진 절망의 순간에 예수님께서 거기 계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이 함께 하시는 한 적어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 어려움이 일어날 때 주님께서는 거기 계실 필요도 없으신데도 불구하시고 저와 여러분들을 사랑하시기에 항상 그곳에 함께 하십니다. 예수님의 도움의 손길을 받아누릴 아무런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님께서 우리들의 연약한 삶의 현장 가운데 함께 하십니다. 특별히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이미 주님은 거기에 미리와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계실 것을 전혀 여상치 못했을 순간에도 그 분은 이미 와 계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이 우주 만물 가운데 저와 여러분들을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때문에 미리 와 계시는 것입니다.

3. 순종없는 기적은 있을 수 없다

포도주가 떨어진 상황을 해결하시는 예수님의 방법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인들에게 손님들의 손을 씻기 위해 마련해 놓은 항아리에 물을 먼저 채우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미 모든 손님들이 손을 다 씻고 발도 다 씻은 후이기에 하인들이 보기에는 필요도 없는 일을 시키셨습니다. 저들이 필요도 없는 일을 묵묵히 다 마친후 이번에는 아주 위험천만한 일을 하인들에게 시켰습니다. 방금 자기들이 갖다 부은 물을 포도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연회장에게 가져다 주라는 것입니다. 포도주를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 물을 갖다주면 결과는 뻔한 일입니다. 연회장이 내리는 불호령 밖에는 더 기대할 것이 없는 일이었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명령대로 했습니다. 그러자 저들이 귀로 들은 것은 연회장의 불호령이 아니라 최상의 칭찬이었습니다. 가장 맛있고 귀한 포도주를 가져온 것에 대한 칭찬이었습니다. 저들은 물을 퍼주었는데 그것을 마신 연회장은 가장 맛있고 귀한 포도주를 마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적은 언제나 우리의 순종을 바탕으로 일어납니다. 기적은 예수님을 향한 전적인 믿음을 근거로 일어납니다. 하인들이 목숨걸고 갖다준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예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고 떠준 물이 결국은 최상의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아무 물이나 포도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순종으로 떠간 물만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자기들이 손수 부은 그 물보다는 그 물을 떠다 주라는 주님의 명령이 더 크게 보였기에 저들이 떠내어간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도 그 현실을 주관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더 크게 보일 때 비로서 우리의 삶에 기적이 일어나게 되어집니다. 내게 닥친 어려움 보다 그 어려움 속에 여전히 함께 하시는 사랑의 예수님, 능력의 예수님이 보이면 그 여러움은 이미 해결된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4. 물은 포도주로, 불신앙은 확신으로!

가나의 기적은 결혼식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문제를 직접 예수님께 가지고 온 마리아, 그 마리아의 당부를 듣고 전적으로 예수님만 의지한 하인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예수님과 함께 본 제자들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가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했지만 이 엄청난 기적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은 오직 저들 뿐이었습니다. 더욱이 그 기적을 베푸신 목적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믿음을 더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었듯이,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통해 주님을 향한 확신이 아직 없었던 제자들이 비로서 예수님을 확실히 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떤 것이 여러분에게는 기적입니까?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저와 여러분들은 확실히 믿어진다는 이 사실이 바로 기적입니다. 아직 가보지도, 누구도 갔다 온 적이 없는 하나님 나라, 저 천국이 우리의 소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이 사실이 우리에게는 진정한 기적입니다. 우리 주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나 스스로 변하고, 나 스스로 믿어지고, 나 스스로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바로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삶속에서 하나님께서 그토록 보시길 원하시는 기적입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직분을 받고 그 직분을 감당하면서 신앙생활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땀흘려 번 물질이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닌 줄 알고 하나님 앞에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물질을 그것도 감사함으로 드릴 수 있는 바로 이것이 기적입니다.

수많은 교회들을 두고 하필이면 아가페장로교회에 나올 수 있게 된 것도 기적입니다. 내가 변하면 기적입니다. 내가 믿음으로 성장하면 기적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답게 이 땅을 살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아가페 장로교회는 기적이 상식이 되는 교회를 넘어, “기적을 창조하는교회”, “걸어다니는 하나님의 기적들이 모인 교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