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딩에 위치한 베델교회(Bethel Church)가 최근 학문적 배경과 번역 과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패션 번역(The Passion Translation·TPT)' 성경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베델교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TPT와 관련해 제기된 우려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현재 전문적인 검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관련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판매 중단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또 TPT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직원, 교회 외부 자문위원 등 교회와 연관된 다양한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 교회의 신뢰성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성 강화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델교회는 그동안 담임목사 빌 존슨(Bill Johnson)의 서문이 포함된 TPT 신약 특별판을 판매해 왔다. 해당 특별판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최근 구매 링크는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TPT 공식 홈페이지에는 당시까지 존슨 목사의 추천 영상도 게시돼 있었다.
TPT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다른 교회와 성경 플랫폼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앞서 성경 읽기 앱 '라이프 바이블(Life Bible)'은 서비스에서 TPT를 제외했다. 이 앱은 약 15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저명한 카리스마 계열 성경 교사 데이먼 톰슨(Damon Thompson)도 최근 TPT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앨라배마주 모빌의 교회 '더 홈스테드(The Homestead)'를 이끌고 있는 톰슨은 자신의 사역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과 영상을 통해 TPT의 학문적 기반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톰슨은 "패션 번역이 세워진 학문적 기반이 당초 소개된 것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번역 작업과 관련된 학력 및 자격이 잘못 제시됐고, 일부 자료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사용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 역시 수년간 TPT를 사용했으며 가족과 사역을 준비하는 학생들, 교회 성도들에게 TPT를 추천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아람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TPT의 아람어 구절 번역을 신뢰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해당 번역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톰슨은 과거 TPT를 신뢰하고 이를 통해 전한 내용 가운데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추종자들에게 사과하고, 당시에는 해당 내용이 정확하다고 믿었다면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논란은 유튜브 채널 '마이너 프로펫츠(Minor Prophets)'가 공개한 조사 영상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성경 교사 마이크 윙어(Mike Winger)도 조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TPT의 주 번역자인 브라이언 시먼스(Brian Simmons)가 자신의 학문적 배경과 번역가로서의 자격을 실제보다 과장해 소개했으며, TPT의 일부 내용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다른 자료에서 가져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있는 윙어는 수년간 TPT와 시먼스를 비판해 왔다. 그는 TPT가 성경 원어가 뒷받침하지 않는 내용과 해석을 본문에 추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윙어는 2023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올린 글에서 다양한 기독교 전통에 속한 학자들이 TPT를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성경 번역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TPT는 2017년 처음 출간된 이후 미국의 오순절 및 카리스마 교회를 중심으로 상당한 독자를 확보했다. TPT 공식 홈페이지는 이 성경이 "히브리어, 헬라어, 아람어 사본을 사용해 이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표현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TPT가 엄밀한 의미의 성경 번역이라기보다 신앙적·묵상적 의역에 가깝다고 지적해 왔다. 또한 시먼스가 TPT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언급한 천사와 관련된 주장에 대해서도 학자들의 의문이 제기돼 왔다.
성경 플랫폼 '바이블 게이트웨이(Bible Gateway)'는 번역학자들과 협의한 뒤 2022년 TPT를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최근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성경 앱 가운데 하나인 '유버전(YouVersion)'에서도 TPT를 삭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TPT의 삭제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만7,000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윙어는 지난 6월 유버전이 여전히 TPT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유버전 앱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X에 아이폰에서 앱을 삭제하는 화면과 함께 "잘 가, 유버전"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성경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해당 앱에 신뢰할 수 있는 성경 번역본만 수록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도 유버전에서 TPT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