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 ⓒ미국 법무부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 ⓒ미국 법무부

미국 상원이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블랜치 지명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하나님이 다시 중심에 계셔야 한다"고 발언해 세속주의 단체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상원은 8일 표결 끝에 50대 49로 블랜치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확정했다. 이는 그가 루이지애나주 출신 공화당 빌 캐시디 상원의원의 지지를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4일 표결에서 12대 10으로 블랜치 후보자 인준안을 본회의로 넘겼다.

블랜치는 올해 초 팸 본디 전 법무장관이 사임한 이후 대행을 맡아 왔다. 앞서 그의 법무차관 임명안은 당론에 따른 표결로 통과된 바 있다.

최근 기독교 단체 미국중보기도회(Intercessors for America)가 처음 공개하고 폴리티코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블렌치는 현재는 삭제된 통화 녹음에서 해당 단체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행정부의 노력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보게 되기를 원한다"며 "여기에는 2022년 '돕스 대 잭슨 여성건강기구'(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판결의 취지를 모든 주에서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해당 판결에서 기존에 낙태를 전국적으로 합법화했던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고, 낙태 규제 여부를 각 주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그는 "사람들이 우리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가 매일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고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 '우리 공동체가 1년 전보다 나아졌고 더 안전해졌으며, 하나님이 다시 중심에 서시게 됐고, 이 나라에서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이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이 됐구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이 나라가 세워진 근본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속주의 및 무신론 단체들은 이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종교자유재단(FFRF)은 "블랜치의 발언은 충격적인 기독교 민족주의적 견해"라며 "그가 법무부를 이용해 보수 기독교에 특혜를 주고 종교와 정부를 결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FFRF의 애니 로리 게일러 공동회장은 8월 4일 성명에서 "블랜치의 발언은 모든 종교를 가진 미국인들과 종교가 없는 미국 성인 약 3분의 1을 동등하게 섬기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의 것이 아니"라며 "이는 정부를 기독교를 드높이는 도구로 여기는 광신자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장관의 의무는 헌법과 법 앞의 평등을 수호하는 것이지, 신을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게일러와 FFRF는 "블랜치의 발언이 종교의 자유를 확대하는 최근 법무부 지침과 일맥상통한다"며 "그가 법무부를 종교 발전을 위한 도구로 바꾸려는 반미적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족연구협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성명을 통해 "블랜치는 법무부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충분한 자격과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