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7일 저녁 소망교회(담임 김지철 목사)에서 열린 ‘제 17대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에 참석,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면서 성도들의 기도를 요청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고비 때마다 기도로 이겨냈다”고 강조하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소망교회 교인으로서, 장로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2천5여 명의 성도들이 본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감사예배에서 성도들은 이 당선자의 발언마다 큰 박수를 보내면서 이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를 나타냈다. 이 당선자가 강단에 올랐을 때 성도들의 박수가 계속되자 이 당선자는 “소망교회에서 이렇게 열렬한 박수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30여 분간 이어진 발언 중에 유머도 섞는 등 감사예배는 시종 밝은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북한의 2천만 주민도 기대하는 것 같다”

이 당선자는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로 말문을 열었다.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에 제 얼굴이 나오는 광고가 하나 있었는데 ‘얼굴이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고, 목소리도 별로 좋지 않지만 손 하나 괜찮은데 열심히 일하겠다’ 이런 내용이었다”며 “교인들이 동의를 안 할지는 몰라도 다니다보면 ‘정말 잘생겼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저 마음에 들면 좋아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마음에 좋으면 잘나 보이는데 우리 사회가 서로를 잘난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갈등이 있는 것 같다”며 “오늘 태안에 가니 교회와 군대에서 사람들이 참 많이 와 있었는데 그렇게 반가워할 수 없었다. 박수치고 환호하는데 누가 시켜서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보니까 기대가 많은 것 같다. ‘뭐 할 것이다’ ‘무엇인가 변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당선 때의 기쁨은 잠시고 걱정이 태산 같다”며 “어찌 일을 할까 마음이 무겁고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 당선자는 “5천만 국민이 모두가 지금은 똑같은 마음일 것 같다. 오히려 안 찍은 사람이 더 기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잘은 몰라도 북한 주민 2천만 주민들도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북한 주민을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제 자신의 능력으로는 안 된다는 것 안다”

이 당선자는 “제 자신은 부족하고 능력이 없다. 저의 능력이나 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며 “살면서 고비마다 혼자의 능력으로는 되지 않았다. 그런 확신을 갖고 있다. 태산같이 어려워도 기도해주시면 그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어려서부터 대통령을 꿈꿨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사실 너무 급하게 살다보니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다”며 “제 몸 하나 가꾸기도 힘들었고 남을 위해 살 겨를도 없었다. 서울에서 막노동 할 때는 소망이 한 달 일하고 월급받는 직장을 다니는 것이었다.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일을 시작하며 기업에도 들어가고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점차 남의 일자리를 걱정하게 됐다”며 “그래서 이제 지금은 온 나라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과제가 됐다”고 또 하나의 고민을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동안 지방과 대학도 많이 다녔는데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데 70~80%가 공무원 되려고 공부하고 있었다. 정년퇴직 때까지 안정적으로 살려는 것”이라며 “도전과 용기를 가진 젊은이들이 공무원 되려고 하는 것 보니 걱정이 많다.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염려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대통령 됐으니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들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금은 조금씩 위치가 틀려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장로가 부정직하다는 소리 들을까 염려”

이 당선자는 “하나님을 절대 믿듯이 국민들도 믿고 있다. 선거를 치루고 나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대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솔직히 선거기간 너무 시달렸다. 국내외 선거사상 그렇게 오랫동안 시달리긴 처음일 것”이라며 “뭐 먹고 자는 걱정이 아니라 정말 힘들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당선자는 “절대 대꾸하지 말자고 마음먹고 다른 기도 안하고 ‘오늘은 어떤 소리를 들어도 대꾸 안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장로가 되니 세상에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데 ‘저 사람 저렇게 부정직한가’ 이런 소리 들을까봐 고민도 됐다”고 전했다.

이 당선자는 “여러 절차를 밟아서 진실이 밝혀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며 “고맙게도 대통령이 특검을 받아 주셨다.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범사에 감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전략에 대해서도 “그런 와중에도 국민들이 1년 반 가까이 지지해 주셨다”며 “국민들은 이미 2002년을 떠나 2007년으로 멀찍이 가고 있었음에도 이를 정치하는 사람들이 몰라서 2002년의 네거티브 수법으로 하니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들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임기동안 실수를 안 하는 길은 국민들을 섬기는 것”이라며 “국민 섬기는 낮은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것을 선거기간 중 알게 됐다”고 밝혔다.

“21세기 CEO는 예수 그리스도”

이 당선자는 “CEO형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사실 21세기의 진정한 CEO는 예수 그리스도”라며 “2천년 전에 벌써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주셨다. 제자의 발을 씻기고 낮고 낮은 자세를 취하셨던 분”이라고 신앙적인 이야기도 전했다.

이어 국민화합에 대해 “우리 사회가 힘을 못쓰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분열돼 있기 때문”이라며 “겉보다 속이 더 분열된 것 같다. 수도권-비수도권, 세대, 계층 등 분열이 사회적 문제다. 국민이 화합하고 마음을 모으면 어떤 위기도 극복하고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소망교회 교인으로서 장로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마지막 한가지 부탁은 앞으로 5년 동안 정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부끄럽지 않는 대통령이 되도록 많은 분들이 기도로 도와달라는 것”이라며 “다른 생각할 때 얼른 바로 돌아오도록 기도해달라. 대통령하기 전이나 후나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당선자는 또 “정말 국민이 사랑해주는 지도자가 되도록 기도해 달라”며 “5년은 금방인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5년간 폼 잡다가 5년 뒤에 사람 버린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