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에서 한 영국인 여 교사가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7살짜리 학급의 테디 베어 인형에 이슬람 선지자 마호메트의 이름을 붙이도록 허락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27일 수단의 수도 카르툼 연합학교에서 재직 중이던 리버풀 출신 교사 질리언 기번스(Gillian Gibbons, 54)가 신성 모독죄로 25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아동들을 함께 가르치고 있으며, 기번스는 지난 9월 교육용으로 학급에 비치해 둔 테디 베어의 이름을 영국에서의 교육 방식에 따라 아동들이 투표를 통해 스스로 짓도록 했다.

투표 결과 23명의 아동 중 20명이 압둘라, 핫산 등 8개 이름 가운데 ‘마호메트’를 테디 베어의 이름으로 짓기 원했고 기번스는 이를 허락했다. 그러나 이후 학부모의 신고로 기번스는 25일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진 뒤로 무슬림들이 경찰서로 몰려들어 기번스의 사형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보복을 우려해 학교는 내년 1월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간 상태다.

교장인 로버트 불로스(Robert Boulos)는 “그녀에게 이슬람을 모독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고 다만 이슬람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고 밝혔다. 기번스는 지난 8월에 수단에 도착했다.

샤리아에 따르면 신성 모독죄는 40대의 태형을 처벌 받지만, 기번스는 여기에 더해 벌금형과 6개월 가량의 징역형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옥스퍼드대학교 이슬람연구센터 하산 애버딘(Hassan Aberdeen) 박사는 영국 또다른 일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수단은 1983년 이후 엄격한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따라 통치되지만 이번 경우는 다소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마호메트를 개나 돼지에 비유하면 신성 모독죄에 해당되나 이번 경우는 테디 베어에 불과하다”며 “학부모들이 동물을 마호메트라고 부른 점을 문제 삼고 있지만 만약 당사자가 수단 국민이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