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청장년을 도전하는 집회에서 제가 "나는 보수입니다"라고 했더니 예배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웅성웅성 대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보수의 뜻은 보전할 것은 보전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는 겁니다." 그제야 청중이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사람은 보통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헌 옷보다 새 옷을 좋아하고,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재활용하기보다 새 물건을 장만하기 원합니다. 하지만, 새 것이 다 좋고, 옛 것은 다 나쁘다, 필요없다, 바꿔야한다란 이원론적 자세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Keep 해야 할 것은 keep 하고, change 해야 할 것은 change 하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2016년을 정리하며 무엇을 keep 하고 무엇을 버리고 change 할 것인지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옷과 소유한 물건들을 정리했고, 서재와 사무실도 정돈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보수" 작업은 제 내면을 살펴보고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 헌신했을 때의 초심(初心), 주를 만났을 때 느꼈던 첫 사랑, 순수한 마음 등을 keep 해야 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새해에는 더욱 말씀을 사모하고, 읽고, 묵상해 주님을 깊이 알아 가야겠습니다. 반면, 몸에 벤 나쁜 습관, 편리와 편안함을 선호하는 몸사림, 그저 항상 해 왔기에 그냥 하는 신선함 없는 익숙한 행동 등 버리고 바꿔야 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2017년 "보수"를 추구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켜야 할 원리 원칙, 자세, 마음 가짐, 영성 등은 꼭 지키고, 수정해야 할 것은 신속히 수정한다면 금년은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한 해가 될 것 입니다.
세상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기독교 학교 교사, 교장으로서 새 해에도 하나님의 진리를 열심히 선포하고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전하겠습니다. 먼저 제 자신을 돌아보고 "보수"하기로 마음을 다지며 2017년의 항해를 시작합니다. 주님이 함께 하시기에 높은 파도도 잔잔해질 것이고 결국 목적지에 잘 도착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 마음과 삶은 물론, 함께 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을 "보수"하실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