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Olav Fykse Tveit) 총무가 한국에 입국, 9일 오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위치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박 6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트비트 총무는 NCCK와 WCC 회원교회 방문과 한국 교계 지도자들과의 만남, 오는 2013년 부산에서 예정된 WCC 총회 준비사항 공유 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트비트 총무는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오랜 기간 함께 기도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현안들을 반추하면서 ‘2주 전 제네바에서 제10회 총회 주제를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정했다”며 “여기에는 한국과 아시아 교회의 제안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 주제는 하나님께서 생명의 근원이심을 함께 고백하는 기도문이자 정의와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하도록 부르신다는 소명과 사명을 확인하는 선언서”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의 WCC 총회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때로 오해가 있지만 지극한 관심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으며, 다양한 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WCC에 대한 반대의 대부분은 정보 공유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생긴 오해와 편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WCC는 원래 ‘논쟁 대상’… 비판자들과도 논의 원해
선교 열정 있는 한국교회, WCC에 독특한 기여 할 것

트비트 총무는 “한국 내 다양한 반응을 익히 알고 있지만, WCC는 원래 ‘논의의 대상’이었고 심지어 무엇을 왜 하는지 갑론을박하는 ‘논쟁의 대상’이었다”며 “WCC가 너무 한쪽만 강조하지 않느냐는 의견에는 지난해 로잔대회 때 WCC의 주안점도 동일하게 핵심적인 의제라 강조된 것처럼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감히 WCC 회원 교회들은 매일같이 선교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공개된 자리에서 복음을 듣기 원하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초청하고 있고, 이번 부산 총회에서 에큐메니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판적인 문제와 의구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언제든 우리와 논의할 수 있는 자리로 오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트비트 총무는 또 “한국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교회를 배우고, 한국민들과 만나기 위해”라며 “WCC 공동체 안에서 한국 회원교회들은 매우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 교회들로 방한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트비트 총무는 “한국교회는 WCC의 삶과 사역에 독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큐메니칼에 강한 헌신을 보여왔고, 선교에 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하며,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정의와 평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교회는 WCC의 다양한 사역에 그 경험과 신학, 헌신 등으로 많은 부분을 기여할 수 있다”며 “또 한국교회가 현재 직면한 다양한 도전들을 함께 알아가고 배우고 도전하고 공유하는 일은 하나의 긴 여정인 부산 총회를 준비하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로 잘 알고 이해하고 공유하며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오는 2013년 한국 총회에 대해서는 “7년마다 열리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규칙이나 헌장, 정책 설명 등을 논의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전세계 모든 교회 대표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경험과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자신들 안에 역사하신 하나님 은혜를 반추하고 이 시대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려 노력하고 다가오는 회기에는 무엇에 주안점을 둘지 생각하는 자리”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WCC로서 삶을 공유하고 한국교회의 경험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며, 특히 이를 위해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주의깊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한 일정 동안 트비트 총무는 NCCK를 비롯해 기장, 성공회, 예장통합, 감리회 등 회원 교단들과 가톨릭 주교회의, 정교회 등도 방문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용기 목사, 에큐메니칼 원로들을 만날 예정이다.

주일인 13일 오전에는 NCCK 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담임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방문해 인사말을 전하고, 오후 7시에는 WCC 총회 준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가 시무하는 명성교회에서 설교를 전한 후 다음날 출국한다. 트비트 총무는 “설교에서는 하나님 말씀을 나누는 것이 바로 생명을 공유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