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들이 하나있습니다. 지금 2년제 디안자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고 있습니다. 교회 잘 다니고 보통 그 나이 사내녀석들 하는 짓을 하고 다니는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들을 사랑합니다. 실수도 하고 약점도 있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손님이 왔습니다. 하바드 대학 졸업하고 영성이 깊은 분입니다. 우리 아들을 보더니 못마땅한 모양입니다. 아이가 아직 영성도 모자라고 실력도 모자라다고 아비된 제가 안된듯이 말씀하십니다. 저는 우리 애가 어디가 어떠냐고 아주 좋은 아이라고 변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안약을 사다가 눈에 바르라고 하십니다.

물론 그 분이 보기에는 모자란 점이 많겠지만 저는 그 아들을 사랑합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뻐 보인다니 저에게 편견이 있을 것입니다. 눈에 무엇이 씌운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봐도 뭐 그만하면 참 괜찮은 아들인데 그렇게까지 회개하고 거듭나야 되는 탕자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저도 뭐가 모자라서 그렇겠지요.

제가 목회하는 산호세를 두고도 말들이 많습니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오셔서 부흥사의 무덤이라고 했다고도 하고, 난다 긴다 하는 목사님들이 와서는 영성이 죽었다고 탄식하면서 회개가 많이 필요한 곳이라고도 합니다. 냉랭하다고도 하고 집회가 되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외부에서 오신 강사분들에게 '아니예요 그래도 제가 말씀 전하면 잘 받고 우리 분위기 좋습니다'하고 변명하면 안되었다는 듯이 쳐다봅니다.

그래서 제가 뭐가 잘못된 것 같기는 합니다. 연합 집회 가서 산호세 교인들만 보면 사랑스럽고, 성시화 기도회에 모인 산호세 교인들을 보면 자랑스럽고, 무슨 모금 활동으로 모이는 모임들에 가면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교인들이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특히 우리 교인들 보면, 저는 월급이라도 받고 사역하지만, 세상에 무보수로 교회 나와서 쓸고 닦고 교인들 자기 돈들여 심방 다니고 기도해 주고 섬기고, 말씀 읽고 바로 살려고 애쓰고, 기도하면서 조국과 민족을 넘어서서 열방을 품고 기도하고, 단기 선교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생각되는 지 모릅니다. 이런 훌륭한 교인들을 섬기면서 목회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그러니 제가 눈에 뭐가 씌운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게 회개할 것이 많고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산호세가 좋고 우리 교인이 훌륭해 보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산호세에서 목회합니다. 산타클라라 감리 교회를 섬깁니다. 우리 교회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교회라고 믿고 섬기고 있습니다. 우리 교인들처럼 좋은 분들도 없습니다. 누가 저 좀 말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