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상수리독서클럽(회장 윤무수)이 벌써 190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12일에 오클랜드 서울문고에 모인 회원들은 '표류'(스티븐 캘러핸 저) 책을 읽고 저마다 평가와 감상을 나눴다.

'표류'는 무려 76일간 홀로 바다에서 표류하다 귀환한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기록해내고 있다. '표류'는 돛대 하나를 단 조그만 범선이 출항한 지 엿새 만에 고래와 부딪힌 충격으로 전복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캘러핸이 고무보트를 타고 탈출하고 살아남기 위해 바다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그려낸다.

76일 간 사투를 벌이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에 저마다 배고픔,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 절망과의 싸움 등이 가장 힘든 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 캘러한이 마지막 구출 상황, 절박한 가운데서도 여유롭게 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셀수 없이 죽고 사는 사투였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이 마지막 순간에 작가에게 여유를 주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작가가 이야기한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운명은 만들어가는 것이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줄 수 있다',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 실패라는 것이 운명이란 말로 포장될 수 없다'라는 의견이 나왔다. '나이들어 보니까 지금까지 해온 일이 내가 한 게 아닌 것 같다. 이런 걸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며 운명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모인 회원들은 작가가 '일상이 권리가 아니고 선물'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상수리독서클럽회원은 종교, 비종교인을 구분하지 않으며 두 주에 한번씩 2001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이고 있다. 각박한 이민생활속에서 책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풍부한 교양과 삶을 깊이있게 돌아보는 시간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