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이 옷을 단장할 때면 치마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데, 이 천사들의 치맛감은 난 꽃의 꽃잎으로 지어 입었다고 희랍의 전설은 전한다. 그래서 그런 지는 몰라도 실내의 꽃 중 가장 아름답고 크리스마스 계절에 피어나기에 더욱 사랑받는 것 같은 난 꽃을 나 또한 사랑한다. 지구상에 난 꽃은 총 1천500여 종이 존재하는 데 그 중 한국에 60여 종, 미국에 1천200여 종이 존재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진분홍 난 꽃은 성탄계절에 한국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한 대사님이 보내주었기에 아끼기도 하지만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아름다운 것도 하나의 이유다. 난 꽃이 두 나무에서 30여 송이가 피더니 3월 초에 한번 그 잎을 떨어뜨렸다. 그 이후에는 필자의 생일인 5월 초에 두 송이가 피었으며 지금까지 12송이가 줄지어 피어나고 있다.

5월에 우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성결혼법이 허락돼 내내 마음이 편치 아니하고 조국에서는 촛불 시위가 계속돼 소란한데도 필자의 방 안에서 피어나는 진분홍 난 꽃은 추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보거나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라고 속삭이고 있는 듯 해 나는 더욱 그 꽃을 사랑한다. 또, 그 조용함 속에는 생명과 사랑이 넘치는 주님이 계신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루살렘 사람들이 샤론의 장미를 보고 주님을 찬양하듯이 내게는 이 난 꽃이 그러하다. 무소부재하신 주님께서 필자의 방에 피어나도록 축복해 주신 것을 감사한다.

전문가들도 한 가지에 12송이가 5월에 피어나는 것은 기적이라고 감탄하며 필자에게 행운이 다가올 것이라 웃어 준다. 그렇기에 나는 이 진분홍 난 꽃을 더 사랑하는 지도 모르겠다. 집을 나갈 때도 들여다 보면서 고맙다고 말하고 밖에서 들어와서도 보면서 Thank you하면 난 꽃은 나에게 할 것을 한 것 뿐이라는 미소를 짓는 것만 같다.

사람들도 때를 따라 피어나야 하고 해야 할 것을 하면 아름답게 보이는 것과 같이 이 난 꽃도 주님이 사랑하고 축복하실 것을 믿는다. 오늘도 난꽃은 아름답고 우아하게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