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 운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 복음주의의 대표적인 지도자 중 한 명인 제임스 돕슨(Dobson) 목사가 오바마 후보는 “성경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돕슨 목사는 24일(현지시각) 자신이 창립한 미국의 보수 기독교 단체인 포커스온더패밀리(FOTF)가 자체 운영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바마 후보의 자의적 성경 해석을 지적했다.

2006년 6월 오바마 후보는 미국의 진보 기독교 단체 콜투리뉴얼(Call to Renewal)에서 전한 연설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현대 정치에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성경 구절을 예로 들었는데, 레위기에 따르면 노예제도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며, 조개류를 먹는 것은 불경스런 행위가 된다는 식이었다. 또 산상수훈에 대해서는 “너무나 급진적”이어서 적용이 가능할지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돕슨 목사는 이에 대해 “오바마 후보는 자신만의 세계관과 자신만의 신학에 짜 맞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성경의 전통적 이해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돕슨 목사는 오바마가 “종교인들은 낙태 등의 이슈를 다룰 때 그들 종교의 관점에서가 아닌 모든 사람들의 관점에서 토론의 틀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돕슨 목사는 “낙태를 지지하는 오바마 후보는 아마도 가장 낮은 수준의 도덕적 공통분모에 의해 이 나라를 이끌어가려 하는 것 같다”며 “이는 헌법의 엉터리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 한 우리는(기독교인) 우리가 믿는 것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낙태 외에도 동성애 권리를 지지하고 있는 오바마 후보는 올해 3월 초 유세 도중에 동성 결합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나의 신앙적 판단으로 볼 때, 산상수훈의 ‘남을 비판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로마서의 어두운 한 장(로마서 1장을 말하는 것으로 동성애를 하나님을 떠난 인간이 짓는 가장 큰 죄악 중 하나로 언급하는 장)보다 더 핵심적인 것을 보여 준다”며 성경을 인용해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후보는 평소 자신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낙태나 동성애에 대해서는 “이를 지지하는 것이 나를 덜 기독교인답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