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뉴욕효성교회 김영환 목사는 이날도 병고로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한 가정을 찾았다.

6년 전 교회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 외롭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역해 오고 있는 김 목사는 동행한 기자에게 “이민사회 몰라서 그렇지 어려운 사람 너무 많다”며 “단기선교다 뭐다해서 다들 해외로 나가기 바쁜데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주위에도 구제할 사람이 넘쳐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목사가 오전 일찍부터 발길을 재촉해 간 곳은 엘름허스트에 위치한 김창제, 김귀임 씨 부부의 집. 김 목사는 재작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라디오프로에 출연했다 김 씨 부부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없는 형편에도 지난 1년동안 김씨 부부에게 매달 후원금을 지원해왔다. 이날도 연말 선물을 준비해 김씨 부부 집을 방문한 것.

마중 나온 남편 김씨를 따라 문을 들어서자 아내 김씨가 힘겹게 자리를 들고 일어나 인사를 한다. 걷는 것 조차 힘들어 보이는 그녀는 지난 20년간 루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해 왔다. 그녀는 다 희어진 손가락을 어루만지며 “매달 들어가는 약값만 해도 상당하지만 한 전문의가 약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어 그나마 큰 부담을 덜고 있다”고 했다. 남편 김씨는 “무릎 관절 물렁뼈가 너무 닳아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수술비 4만불이 없어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남편 김창제씨도 당뇨와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다. 이민초기에는 잡화상과 식당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기력을 잃어 전혀 일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편 김씨는 이로 인해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기본 생계문제도 그렇지만 당장 아내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남편 김씨는 성화를 그리는 화가이기도 하다. 이미 그가 그려놓은 성화의 수만해도 상당수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그림을 팔수 있는 루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편 김씨는 “유통망만 제대로 확보된다면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한 한국서 미술을 가르친 바 있는 그는 최근 교회장소를 빌려 2명의 학생에게 입시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이 참에 학원을 차릴까도 생각하고 있지만 여력이 없어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도 했다. 일단, 장소만 확보된다면 학원 운영을 통해 기본생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희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같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절망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이날 김 목사는 이들 부부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또한 김 목사는 이들 부부가 새해에는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행복한 가정으로 바로 세워지길 바라는 기도를 했다. 확신이라도 하듯 두 부부 눈동자에는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김창제, 김귀임 씨 부부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연락주세요>
뉴욕효성교회 김영환 목사: 914-393-1450

김창제, 김귀임: (718-458-8896,347-285-7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