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공회가 지난해 공개적인 동성애자 지니 로빈슨을 주교로 서품한 이후, 전세계 성공회는 극심한 갈등을 경험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성공회는 미 성공회의 동성애자 서품에 대해 매우 결연한 자세를 취해왔다. 아프리카 지역의 많은 성공회교회들은 미 성공회로부터 더이상 후원을 받지 않기로 결의하고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태도를 취했으며, 이에 따라 긴장 수위는 높아져갔다.

그러나 미 성공회에 따르면, 우간다 성공회 교회 외 실제로 미국으로부터의 재정적 후원을 거절한 다른 아프리카 성공회 교회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성공회 내에서 연합이 주요이슈가 되면서 미국과 아프리카 성공회의 관계가 견고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 성공회와 부룬디 성공회의 최근 만남은 미국과 아프리카 성공회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룬디 성공회의 대주교 사무엘 데이센가(Samuel Ndayisenga)는 "우리는 친구로서 미국 성공회를 방문하게 됐다. 우리는 많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분리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성공회 교회에 연합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 나라에서 실수인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판단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랑, 믿음, 연합의 초점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사람들을 연합시키는 것이 교회의 사역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문자 파스칼 비기리마나(Pascal Bigirimana)는 "연합과 다양성은 그리스도의 공동체 안에서 추구되어지는 속성들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즉 그리스도적인 사랑으로 특징지어지는 공동체를 보기 원한다. 서로를 판단하지 않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고, 서로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이는 그런 공동체 말이다"라고 전했다.

비기리마나는 미 성공회와 부룬디 성공회 간의 강한 연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만남을 마쳤다. 그는 "우리는 미국 성공회 교회가 우리에게 보여준 후원에 감사를 표한다.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듯이 그들도 우리를 필요로한다. 그리고 우리가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계속 의견을 주고받는다면, 갈등이 지속되는 대신 자연히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의 고수를 주장하는 많은 성공회 교인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