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치명적 테러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유대인 공동체를 위한 기도와 지지를 약속했다.

이번 공격은 12월 14일 주일 저녁, 유대인 공동체가 하누카(예루살렘 제2성전 재봉헌을 기념하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하던 도중 발생했다. 당국에 따르면, 피해자는 10세 어린이부터 87세 노인까지 다양하며,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은 최소 40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 중 다수는 중상이라고 밝혔다.

말 래니언(Mal Lanyon) 경찰청장은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테러로 규정했다. 경찰은 오후 6시 40분경 총격 신고를 받고 출동해 두 명의 공격자와 맞닥뜨렸으며, 총격전 끝에 한 명은 사살하고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혀 구금시켰다.

당국은 공격자들이 이슬람국가(IS)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사관들은 현장과 시드니 교외에서 밤새 수색을 벌여 여러 총기와 즉석 폭발물을 회수했으며, NSW 합동 대테러팀이 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

시드니성공회 카니슈카 라펠(Kanishka Raffel) 대주교는 15일 성명을 통해 유대인 공동체에 연대를 표명하며 반유대주의와 폭력을 강력히 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시드니 유대인 공동체에 가해진 끔찍한 테러 공격에 충격과 역겨움을 느낀다"며 "우리는 유대인 이웃과 동료 시민들을 사랑과 우정, 지지로 포용한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와 폭력, 증오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라펠 대주교는 요한복음 1장 5절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기독교적 반응은 기도와 연민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슬픔에 잠긴 피해자 가족과 부상자,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 응급 구조대원, 정부와 보안 기관을 위해 기도를 요청했으며, 본다이 지역사회와 시드니 전역의 평화와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또 그는 테러 당시 많은 이들이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들을 언급했다. 지역의 한 무슬림 상점 주인이 개입해 무장한 남성 중 한 명을 제압했다는 보도를 소개하며 공동체의 연대를 강조했다. 라펠 대주교는 "유대인들이 하누카를 기념하고 기독교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유대인 남성이었던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생명의 빛을 가져다 주신 것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호주성서공회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편 34편 18절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는 말씀을 인용해 "시드니와 함께 기도한다"고 밝혔다.

호주 기독교 미디어 및 예술(Christian Media & Arts Australia)은 전국의 신앙 기반 방송국들이 기도를 요청하고 피해 지역사회에 목회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회원들이 호주 국민들이 이 비극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사실에 근거한 보도와 함께 차분함, 위로,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러 피해자가 중증 상태로 입원 중이며, 대응 과정에서 부상당한 경찰관 두 명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격은 호주 유대인 공동체에 큰 충격을 안겼으며, 전통을 초월한 신앙 지도자들이 단결과 기도, 증오와 폭력의 거부를 촉구하면서 반유대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