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앙적 행위 정치 범죄 간주
"기독교가 박해 가장 많이 노출"
아시아가 12개국으로 가장 많아
美 국제종교자유위원회(The United State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USCIRF)는 지난 1일(현지시각) 북한을 포함해 총 17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ountries of Particular Concern, CPC)'으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서 "이들 국가 정부는 종교 및 신앙의 자유(freedom of religion or belief)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심각한 침해(systematic, ongoing, and egregious violations)'에 관여하거나 이를 용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국가들 중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버마(미얀마), 쿠바와 니카라과, 이란과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와 에리트레아,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 12개국은 지난해 12월 美 국무부가 이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USCIRF는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인도, 나이지리아, 시리아, 베트남 등 5개 국가도 추가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아시아가 12개국으로 가장 많고, 아프리카 2개국, 중남미 2개국, 유럽 1개국 순이다.
CPC 지정 권고 대상 국가는 1998년 제정된 美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각국 종교 자유를 평가해 특별우려국, 특별감시국 등으로 지정하고 있다. 북한은 21년째 매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되고 있다.
북한에 대해 USCIRF는 "2022년에도 여전히 종교 자유 상황이 세계 최악이었다"며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종교를 포함한 여러 사상을 위협으로 여겨 금지하고 있다. 유일 영도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의 10대 원칙은 종교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독교(개신교)가 특히 북한의 종교적 박해에 많이 노출돼 있다. 북한 당국은 신앙 행위를 정치적 범죄로 간주하기 때문"이라며 "종교에 의한 수감자들을 가혹한 고문과 살해 등으로 처벌을 하고 있다. 기독교 박해의 주범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라고 밝혔다.
특히 온성 수용소 출신 탈북민들에 의하면, 수감자들 중 50-60%가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CPC 재지정과 함께 "안보와 더불어 인권을 대북 양자 협상에서 상호보완적 목표로써 통합해 중시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또 북한에 '표적 제재'와 '폭넓은 제재'를 부과해야 하고, 여기에는 북한 내 종교 자유 유린과 관련해 국제 파트너들과의 조율된 다자간 제재가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 자유와 관련된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특정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에이브러햄 쿠퍼(Abraham Cooper) 부위원장은 "美 정부에 대한 주요 권고 사안들은 납득이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과거 소련과 권위주의 정권을 다룰 때 진전을 냈던 조치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오픈도어가 2002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World Watch List)'에서 20년 간 1위를 차지했으며, 작년 한 차례만 2위였다가 올해 초 1년 만에 다시 1위를 차지한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당국이 '종교의 중국화' 정책을 계속 강력하게 추진하고, 종교단체들에 중국 공산당의 통치와 이념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며 "중국의 종교 자유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USCIRF는 미국 대통령과 국무부 장관에게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 증진 관련 외교 정책을 권고하기 위해 의회가 설립한 독립 연방 기관이다. 위원회는 지난해에도 북한 등 15개국을 CPC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