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6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심각한 저출산 위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조직이나 민간단체, 특히 교회와 같은 종교기관과의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간 충남 당진에서 '4/14 윈도우 운동과 대한민국 출산돌봄 프로젝트'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 장소를 제공한 당진동일교회(담임 이수훈 목사)는 현재 국내 교회 중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다음 세대의 부흥을 이끌어낸 교회 중 하나로 꼽힌다.
1996년 비닐하우스에서 개척한 당진동일교회의 현재 교인 평균 연령은 29세다. '한국에서 가장 젊은 대형교회'라고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주변에 논밭이 즐비한 '시골 교회'인 것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수치다. 그만큼 이 교회에는 '아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 교회가 돌보는 아이들의 수는 무려 당진시내 전체의 12.8%에 달한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전국에서 다음 세대, 교회학교, 저출산 극복에 관심을 갖는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참석자들. ⓒ당진=송경호 기자 |
오성환 시장 "교회가 돌봄친화적 사회 이끌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은 이제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나아가서는 존속 그 자체가 달려 있는 결정적인 과제가 됐다"며 "정부는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환경 조성을 목표로 돌봄과 교육, 일·육아 병행, 주거, 양육비용, 건강 등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해, 보다 보편적이고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성환 당진시장은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맞벌이 가족구성 변화로 돌봄 공백 문제를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파악하고 다함께 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마을돌봄 활성화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재정적 한계와 인프라 부족으로 당진시는 전체 초등학생의 18.5%에게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종교기관으로서 돌봄 서비스 실천의 대표 사례가 우리 시의 당진동일교회다.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출산 돌봄 사역'은 부모들의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은 물론, 공공재정에 대한 부담도 줄여 주고 돌봄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그간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부모가 행복할 만한 지원·돌봄 있어야 아이 낳아
▲평균 교인 연령은 29세. '한국에서 가장 젊은 대형교회'인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당진=송경호 기자 |
▲이번 컨퍼런스에는 전국에서 다음 세대, 교회학교, 저출산 극복에 관심을 갖는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참석자들. ⓒ당진=송경호 기자 |
둘째 날 직접 강연에 나선 이수훈 목사는 "교회가 돌봄센터를 운영하면 위탁기관이 되어 돌봄을 통한 출산을 실효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학원비 걱정만 덜어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 때문에 퇴근 시간에 마음 졸이지 않도록 안심되는 돌봄대책만 있어도, 아이 낳는 부담이 확 줄어든다"고 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는 이 부분에 집중해, 아이가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저녁식사를 하고 엄마가 퇴근하고나서 귀가하는 프로그램으로, 한 가정 3명 낳기 운동을 나름 해결해 왔다.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 붙잡아 두는 것도 답이 아니고, 몇백만 원 출산 지원금을 갖고도 설득할 수 없었다. 부모님이 감동받을 만한, 행복할 만한 교육과 돌봄 지원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었음을 20년 동안 경험해 왔다"고 전했다.
우선 동일교회의 돌봄기관 '(사)HappyUp 예수촌 지역아동센터'는 무너진 가정이나 편부모·맞벌이 가정에서 돌봄받지 못한 아이들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도록 섬기며, 방과후부터 최대 9시까지 운영된다. 국어·영어·수학 등 과목을 지도하며 다양한 문화체험활동, 정기적 상담 및 신앙지도 등도 이뤄진다. 현대제철, 당진시청, 당진화력, 한전, 소방서, 도서관 등과 협력한다.
▲2박 3일간의 컨퍼런스 기간, 교회 곳곳에는 당진동일교회가 펼치는 사역을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당진=송경호 기자 |
교회 개척과 동시에 개원한 '살렘어린이집'은 2014년 191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이 지역 최대 규모의 어린이교육기관이 됐다. 성격과 자아가 형성되며 지능이 빠르게 발달하는 이 시기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하고 창의적인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상이 흔들 수 없는 학교' 시내산중고등학교는 성경적·자주적·도전적 교육 철학으로 즐거운 배움 공동체를 이뤄나간다. 역시 방과후 교실로 당진동일교회의 자랑 중 하나인 VCA비전스쿨은 말씀과 암송, 영어예배를 통한 훈련, 리더십 훈련, 바른 인성을 위한 품성훈련, 글로벌 리더를 위한 영어 및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 등을 진행한다.
'엄마보다 좋은 선생님'이 함께하는 비전스쿨
특히 이날 이수훈 목사는 비전스쿨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매일 매일이 주일학교'인 비전스쿨의 선생님상은 '엄마보다 좋은 선생님'이다. 입학과 동시에 200명이 넘는 형(오빠), 누나(언니), 동생들과 어울리며 소통하고 놀이를 통해 배우는 소그룹 활동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전국에서 다음 세대, 교회학교, 저출산 극복에 관심을 갖는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참석자들. ⓒ당진=송경호 기자 |
전통놀이·요리·DIY 만들기·독서토론·보드게임 등 전인적 발달을 돕는 PLAY DAY 활동, 연탄나눔·바자회 등의 마을사랑, 전 학년이 함께하는 한마음 운동회 등을 펼친다. 또한 '학부모 공동체'는 자발적인 등원도우미와 더불어 엄마들이 직접 수업을 계획하고 아이들을 이끄는 맘(MOM)대로 수업, 학부모 새벽기도회, 엄마선생님과 부모들이 소그룹을 통해 비전스쿨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학부모 그룹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공동체 성경 읽기, 어린이여행-큐티, 말씀 노트 쓰기와 다니엘기도 등의 예배자훈련, 기독교 성가치관 교육, 생활예절교육, 식탁 교제를 통한 인성활동, 독서를 통한 인성활동, 명심보감(3~6학년), 음악수업(1인 1학기), 에이닷영어(A.), JCC English Camp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주)동국성신 강국창 회장, CBS 김진오 사장, 4/14 윈도우 운동 공동설립자 김남수 원로목사, 4/14 윈도우 뉴욕재단 이사장 최완기 목사, 프라미스교회 허연행 목사, 순복음춘천교회 이수형 목사, 캄보디아 김찬주 선교사(예수마을) 등이 강사로 나서 현장의 생생한 노하우와 전략들을 공유했다.
CBS출산돌봄국민운동본부와 4/14윈도우무브먼트본부가 주최하고 뉴욕프라미스교회와 당진동일교회가 주관하며 한국교회총연합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후원하고 세계성시화운동본부가 협력한 이 컨퍼런스는 다음 세대에 비전을 품고 있는 국내외 1,200여 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한국교회 부흥을 위한 새로운 도약'과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는 중차대한 사명을 감당하고자 마련됐다.
주최측은 이 컨퍼런스가 일회적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참여 교회를 생명운동본부 협약교회로 정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각 지방 공공기관을 통한 지원 등을 통해 운영비 해결도 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