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분리는 종교 자유 위한 원칙
기도까지 기록 의식하는 현실 돼
책 출간, 사법부·국민 향한 항소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 담임)가 13일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승윤 교수(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와 함께 출간한 책인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를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손 목사는 자신의 재판 과정과 정교분리 원칙, 종교의 자유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책은 손 목사가 2025년 압수수색과 구속을 거쳐 2026년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겪은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책에 따르면 손 목사는 20건의 고발과 39차례 재판, 147일간의 독방 구금을 경험했으며, 이를 통해 “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험의 언어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손 목사는 2026년 1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책에는 설교와 기도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 부목사의 기도 내용까지 공모 관계로 인정된 과정 등이 담겼다.

손 목사는 “설교와 기도라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 행위가 법의 판단 대상이 되고 있다”며 “말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워지고 기도마저 기록과 해석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의 말 한 줄이 언제든 다른 의미로 규정될 수 있다면, 이는 특정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손 목사는 특히 정교분리 원칙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 국가 권력이 종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나치 독일과 일제강점기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권위주의 체제는 정교분리를 명분으로 종교 활동과 설교를 통제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강단조항’과 일제강점기 ‘포교규칙’을 사례로 들며 “국가 권력이 설교 내용을 검열하고 종교 활동을 제한했던 역사적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종교인이 다수 포함됐던 점을 언급하며 “종교적 신념과 사회적 책임은 분리될 수 없는 영역이었다”며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3·1운동 정신 계승이 명시된 점도 이러한 역사적 의미와 연결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현보
(Photo : )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

손 목사는 제헌국회 당시 종교의 자유 조항을 둘러싼 논의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국회에서는 국가 권력이 종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제헌 헌법의 기본 정신은 국가 권력이 종교 영역에 개입하지 않는 데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공정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동일한 법원에서 선거 관련 사건들에 대해 서로 다른 양형이 내려진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의 선거운동 허용 사례를 언급하며 “종교계의 발언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다른 영역은 예외가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종교계 내부에서도 정부 비판적 발언만 주로 문제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제2부를 집필한 정승윤 교수는 법률적 관점에서 공직선거법과 종교 활동의 경계 문제를 다뤘다. 책에는 교회 강단 발언과 선거운동 판단 기준, 종교단체 직무 활용 여부, 종교 발언에 대한 법적 규제 범위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손 목사는 “이 책은 단순히 개인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설교와 기도가 어떤 방식으로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며 “사법부와 국민을 향한 항소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