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바이어하우스학회 학술 심포지엄이 '북한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4일 오후 서울 양재횃불회관 화평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1부 예배와 2부 심포지엄 순으로 진행됐다.
심포지엄에서 지난 2000년 대한민국으로 탈북한 유혜란 목사(탈북인 대상 하나상담센터 소장, 새중앙교회 북한선교부 담당)는 "북한이 대북제재를 피하고자 제출하는 종교 관련 통계를 한국의 몇 교회는 쉽게 인용한다. 이는 기만 정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정치 사회 문화 심리 등 각 사회 분야에서 억압과 폭력을 통해 자유 평등 사회 참정 등 주민 기본권을 박탈하고 있다. 개인의 고유한 주권과 영성을 말살한다"며 "북한의 국제범죄는 마약밀수 사이버테러 등이 강한데 여기에 평양과학기술대 출신 인력이 투입됐다. 이 대학 설립에 일조한 집단은 한국 개신교다. 왜냐면 잘못된 정보에 기초해 북한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북한은 종교의 자유를 박탈, 특히 20년 동안 기독교 박해 국가 1위"라며 "진짜 북한 지하교회가 있다면 불법적 종교단체에 해당해 색출 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북한은 기독교를 박해가 아니라 말살했다"며 "북한의 종교 말살 정책은 체제유지를 위해 작동되고 있다. 감시와 공포가 극렬한 현 북한 상황에서 한국교회 일부는 북한 지하교회를 지원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지하교회의 존재 유무는 정확한 정보를 기초해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한 모든 확인 과정은 대게 증언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 정보는 정확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8년 한 일간지에서 한 목사는 북한에서 지하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인터뷰했다. 보위부에 의해 걸리기도 했다고도 증언했다"며 "그러나 북한의 기독교에 대한 가혹한 감시 체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진실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설사 위 진술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가만히 있을까. 어떻게든 정보를 수집해 북한 지하교회를 낱낱이 색출해갈 것"이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탈북민 탈출을 담당하는 선교사, 북한 지하교회 운영 목회자들이 중국과 미국 하와이에서 의문사를 당했다. 해외에 거주 중인 북한 선교사들도 어떻게든 암살된 사례도 있는데, 하물며 북한은 지하교회에 대해 손을 놓고 있을까. 정보를 취득해 낱낱이 색출해 제거하려 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토니오 그람시는 공산주의 침투를 위해 '기동전'을 말하며 최적의 장소는 교회, 학교, 정부 장악이라고 했다. 교회는 신분 차별이 없고 누구나 올 수 있다. 대북지원을 가장한 목사가 이후 간첩으로 드러난 언론 보도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된 탈북민 가운데 심문 과정에서 교회를 가봤고, 한국에 가려고 했던 탈북민이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간다. 이곳은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끔찍한 장소"라며 "공안들은 탈북민 심문 시 '교회 출석' 유무를 먼저 묻는다. 왜냐면 기독교가 북한 체제 붕괴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독일 통일 전 서독 개신교는 동독 정치범수용소 수용자들을 서독으로 보내는데 보석금을 동독에 지원했다. 이를 프라이카우프 정책이라고 부른다. 1988년까지 정치범 3만 4천여 명 등이 탈출했다. 서독이 교회를 통해 1조 8천억을 동독에 비밀리에 지불했다. 동서독이 비밀리에 진행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서독교회가 사회에서 깊은 신뢰를 받고 이행한 것으로 통일의 가교역할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북한전도라는 미명으로 평양과기대 등에 물질적 지원을 하고 그 존재조차 모르는 지하교회 지원에 집중하는 일부 한국교회가 있으나, 정작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외면한다면 과연 북한선교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 통일에서 교회는 큰 역할을 했다. 북한 인권 향상, 평화통일에 대해 한국교회는 기도해왔고, 그 응답은 탈북민의 존재"라며 "하나님이 남북통일을 벼락같이 허락하실 수 있는 상황에서, 탈북민을 한반도 통일과 복음 통일을 위한 자원으로 보내신 것이다. 한국교회가 탈북민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전도란 기적처럼 북한을 탈출해 지금 대한민국 여기에 존재하는 탈북민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그들을 결국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마약 문제가 팽배하고 있다. 알콜 매춘 등 여러 중독으로 북한에서도 가정해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러한 북한의 사회병리 문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교회는 북한 체제에 의해 상처받은 탈북민의 영성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임헌만 교수(백석대, 통일선교 아카데미 원장)는 "누구도 일제로부터 대한민국 해방을 예측하지 못했고, 독일 통일도 도적처럼 왔듯이 대한민국 통일도 갑작스레 올 수 있다"며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위험하다. 독일은 통일 이후 자살률이 12배 이상 급증했고, 출산율은 급락했다. 동독은 통일 이후 경제적 부유를 누리게 됐으나 2등 시민 취급을 당하면서 상대적 빈곤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통일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통일 이전 북한 주민과의 정서적 심리적인 연대를 이뤄야 한다. 이 고리는 바로 '한류' 문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북한선교를 말하기 전에 '대한민국 교회, 너희들이나 잘 하라'고 비판하지만, 110년 전 평양 대부흥이 일어나기 직전, 기생 술 유흥 등 음란으로 점철된 도시였다. 죄인 괴수에게 임하는 감당할 수 없는 은혜가 내렸기 때문에 부흥이 일어났다. 올해 초 미국 애즈베리 부흥 때도 마찬가지"라며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화해 사역이 오직 남북한 통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윤현기 교수(아신대 북한연구원)는 "저와 김병로 서울대 연구교수와 공동으로 2003년부터 탈북민 중 목사 가정 3곳, 장로 가정 3곳, 기타 가정 4곳 출신 가정을 심층 인터뷰해 2020년 '북한 그루터기 프로젝트'를 출간했다"며 "해방 이후 공산정권 하에서 북한 종교인 가정의 삶은 어떻게 됐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해방 이후 북녘에 남은 30만 명 그리스도인과 가족들은 처형, 투옥, 함경북도 지방 오지 추방 등 북한의 기독교 말살 정책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윤 교수는 "인터뷰에 따르면, 북한 기독교 가정에서 3대 자녀들은 성인 전까지 신앙교육은 없다. 신앙 얘기를 한다면 자녀들과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한 증언자는 북한 사회에서 전도와 선교는 불가하기에 기독교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은 보통 '하늘을 향해 빌라' '술 먹지 말라' 등 기독교 윤리와 접맥해 받았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오성종 박사(전 칼빈대)가 '통일은 십자가 화해 사역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추상적'이라고 질의한 데 대해 임헌만 교수는 "제가 북한이 선전 교회로 내세우는 칠골교회를 방문했을 당시, 교인들은 찬양을 힘차게 부르기도 하고, 심지어 담임목사는 한국교회 목사의 설교를 읽기도 한다"며 "이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이뤄내신 화해 역사는 한반도에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초월적으로 이뤄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오성종 박사는 "평양대부흥 직전 서구 선교사들은 매일 3-4시간 씩 기도했다. 애즈베리 부흥도 마찬가지"라며 "대한민국 교회도 한반도 통일과 부흥을 위해 먼저 기도에 힘쓰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