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통독에 실패하는 4대 이유
1.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 때문
2. 수치 달성을 목표하기 때문
3. 읽어도 의미를 모르기 때문
4. 읽는 행위 자체 어려워해서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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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년 계획을 세운다. 그리스도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우는 계획 중 가장 공통적인 것은 성경통독이다. 이 계획은 매년 반복된다. 그런데 그 결심은 늘 실패로 끝난다. 신앙생활을 30년 했다면, 성경을 30번 정도는 읽을 것 같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어느덧 2021년 1월이 지났다. 이 글을 읽는 거의 대부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계획을 세운지 한 달 겨우 됐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실패의 조짐을 보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성경통독에 실패할까? 그리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첫째,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1년 1독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알게 모르게 심겨져 있다.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에 3장, 주일에는 5장을 읽으면 1년에 1독을 할 수 있다고 독려한다. 성경이 총 1,189장인데, 52주일 곱하기 5는 260장, 313일 곱하기 3은 939장이니 1년이면 총 1,199장해서 10장 정도는 남는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참 쉬운 일이지만, 정작 1년 1독을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쉬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 3장이라면 어렵지 않다. 하루 30분만 시간을 내면 충분하다. 그 정도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목표는 매일 그렇게 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하루 30분이 며칠 혹은 두어 달만 지킨다면 어렵지 않지만, 1년 내내 매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떤 목표를 1년 내내 끌고가기란 쉽지 않다. 바쁜 도시의 일상을 생각하면, 하루 30분도 내지 못하는 날이 많다. 그래서 1년 1독이라는 목표가 어떤 사람에게는 성경 읽기의 동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좋지만,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몇 차례 그런 시도를 해 보았지만 늘 실패했다면, 이제 다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자기에게 맞지 않는 목표를 계속해서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목표를 조금 하향 시킬 필요가 있다.

차라리 3년에 1독으로 잡는다든지, 자기 수준과 생활 형편에 맞게 목표를 정하는게 좋다. 그렇게 3년에 1독씩 해서 9년에 3독 정도로 채워가는게, 매년 실패하는 1독 목표보다 나을 수 있다.

아니면 올해는 구약, 내년에는 신약 이런 식의 목표도 좋다. 아니면 평소 많이 읽지 못하는 책(예컨대, 에스라, 느헤미야, 학개, 말라기)을 선택해서 읽는 것도 좋다.

둘째, 목표를 수치 달성에 두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성경통독의 목표를 수치에 둔다. 1독, 2독 이런 식이다.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에 초점을 둔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생활'을 매우 숫자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단순히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예배에 참여하되 하나님께 바른 예배를 드렸느냐가 중요하고, 성경을 읽되 읽는 이유와 목적을 바르게 이해하고 성경의 참뜻을 깨달아야 하며, 기도를 하되 몇 시간 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도가 과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수치를 완전히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많이 읽고, 기도를 오랜 시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경을 적게 읽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없고, 기도를 좀처럼 하지 않는 것을 자랑할 수 없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단순히 수치로 판단하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목표를 수치 달성에 두기보다는 성경을 바르게 읽고 이해하는데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성경통독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성경통독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는 이유는 말씀을 바르게 깨닫고 실천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올 한 해는 다니엘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한 해로 삼겠다' 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비록 1독이라는 거창한 수치 달성은 하지 못해도, 오히려 더 유익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매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읽어도 그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다. 성경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성경이라는 텍스트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배경지식 없는 사람이 읽을 때,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성경통독에 실패하는 이유는 읽어도 이해 안 되는 텍스트를 그냥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성경읽기와 해석에 도움이 되는 책이나 설교를 참고하라고 권하고 싶다.

사도행전 8장 26-32절에 보면 에디오피아 내시가 성경을 읽고 있던 중에 빌립이 묻는다. "네가 지금 읽는 것을 깨닫느냐?"

내시가 이렇게 대답한다.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느냐?" 그리고는 빌립에게 설명해 달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성경은 지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성경은 누구든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가르치는 사람이 필요하다. 종교개혁은 모든 사람이 성경을 소유하도록 만들었지만, 그렇다 해서 설교자나 성경교사를 없애지 않았다. 누구든지 성경을 읽을 수 있어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여전히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참고 서적이 있다. 책도 있지만, 성경을 잘 설명하는 좋은 설교도 많다. 그런 설교를 통해 성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읽는 행위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영상 시대다. 그러다 보니 읽는 행위가 어려운 사람이 많아졌다. 문맹률은 낮아졌지만, 책맹률이 높아졌다.

어떤 사람에게는 읽는 것이 쉬울 수 있지만, 어려운 사람도 있다. 평소에 다른 독서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성경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성경 읽기보다 성경 듣기로 방법을 바꾸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에 좋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많다. 웹상에도 성경읽기 홈페이지가 많다.

성경통독. 자꾸만 실패한다면 목표와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성경통독에 정해진 방식은 없기 때문이다. 핵심은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실천하느냐에 있다.

위 내용은
유튜브(https://youtu.be/2gxMuu3YjJk)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손재익
▲손재익 목사.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특강 예배모범』(흑곰북스)
『설교, 어떻게 들을 것인가?』(좋은씨앗)
외 다수 기독서적 저자
유튜브 채널 "기독교의 모든 것"(https://www.youtube.com/christ00)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