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 하나님을, 암몬 자손은 밀곰을, 모압 자손은 그모스를 신으로 섬겼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여호와 하나님을 잘 알 수 있지만, 암몬이나 모압 자손들은 그들의 경전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신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모압 자손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인 유물은 1868 년 모압 평지 디본 (Dibon)에서 발견된 메사 석비 (Mesha Stele)가 있다. 주전 840 년의 메사 석비에는 성경의 중요한 용어들인 여호와 (YHWH), 이스라엘 (ISRAEL), 다윗의 집 (house of David)이 기록되었다. 메사 석비는 북 이스라엘의 오므리 왕조와 동시대의 중요한 유물이다.
현무암에 기록된 메사 석비는 모압 왕국의 수도인 디본 (Dibon)에 세워졌다. 이 석비는 모압 왕 메사가 모압의 신인 그모스 (Chemosh)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석비 내용에 따르면 메사는 그모스의 도움으로 영토를 확장했고, 많은 도시들을 건설했으며, 적을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석비에는 모압의 가장 위험한 적은 오므리와 그의 아들이 다스리는 이스라엘 왕국이었다. 모압이 이스라엘에게 압제를 당한 것은 모압 신인 그모스가 자신의 백성들에게 분노하였기 때문이란 것이다. 석비에서 모압 민족에 대해 ‘그모스는 자신의 땅을 점령하고, 다스렸으며, 모압 민족을 기반으로 한 사회를 이루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석비에 기록된 그모스야트 (chemosh[yat])란 인물은 메사의 선왕을 가리킨다. 그모스야트는 데이보니트 (Daybonit)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다스렸으며, 갓 민족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서 갓 민족은 이스라엘의 한 지파를 가리킨다 (창 49:19, 신 33:20-21). 이스라엘은 지파 구조였지만, 메사 왕국은 지리적으로 고대 왕국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모스 신의 이름으로 전쟁에 임할 때에는 이스라엘 왕국처럼 헤렘 (herem) 사상을 갖고 있었다 (신 13:15, 20:16-17, 수 6:17- 19). 메사 석비에는 모압과 이스라엘은 화해할 수 없는 민족으로 기록되었다. 각각은 자신의 영토와 민족, 왕, 왕실의 계보 (그모스야트와 메사 그리고 오므리와 그의 아들), 그리고 자신의 신 (그모스와 여호와)을 섬겼다. 이런 차이로 인해 두 민족은 항상 갈등을 일으켰고, 헤렘 전쟁과 정복에 나섰던 것이다.
메사 석비에 기록된 메사의 부친 이름인 kmsh[yt]는 케락 비문 (Kerak inscription)에서도 발견된다. 케락 비문은 모압 언어로 기록된 또 다른 역사적인 문헌이다. 케락 비문은 메사 석비와 비슷한 연대의 것으로 같은 모압 왕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메사 석비나 케락 비문, 또 다른 모압의 고고학적인 유물, 건축과 왕실 조형물은 모압 왕국이 아르논 강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넓게 퍼졌음을 알려준다. 암몬 자손들처럼 모압 자손들 역시 그들의 건축물을 남겼다. 왕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적인 기반을 두었다. 모압 땅에서 발견된 현무암의 유물들에는 몇 가지 두드러진 것이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조형물은 이스라엘 왕국 시대의 발루아 (Balua)에서 발견된 기념 돌기둥이다. 발루아 (Balua)는 남쪽 케락 산지로부터 아르논 강까지 접근하는 것을 방어하는 요새이다.
발루아 기념비 (Balua stele)의 연대는 주전 1400 년에서 800 년에 이르도록 그 시기를 결정하기 어렵다. 발루아 기념비에는 해독이 어려운 고대 문자와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집트 양식으로 표현된 문양은 왼쪽의 남신과 오른쪽의 여신이 묘사되었다. 두 신들은 가운데 샤수 베두윈의 머리를 한 사람에게 통치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왼쪽의 남신은 아마도 모압 신인 그모스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의 손에는 홀을 들고 있다. 이것은 신적 절대 권한을 의미한다. 이집트의 용어인 샤수 (Shasu)는 씨족 사회와 정치적인 구조를 갖춘 유목인들을 가리킨다. 샤수 베두윈은 이집트 19 왕조 (주전 13 세기에서 12 세기초) 때에 요단 동편의 남쪽 지역과 관련이 깊다. 발루아 기념비는 이스라엘 분열 왕국 시대에 모압 왕국의 왕권과 지파적 정치 체제를 갖춘 신적 권위를 가진 왕권을 보여준다. 발루아에서 북서쪽 가까운 곳의 쉬한 (Shihan or Rujm el-Abd)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가 발견되었다. 창으로 무장한 전사와 이집트적 예술로 표현된 기념물이다. 그리고 케락에서 발견된 사자 모양의 유물은 신 힛타이트와 아람 궁전, 시리아의 신전 양식과 흡사하다.
이스라엘 왕국 시대의 가장 최근 고고학 유물들이 사해의 동쪽 약 7 마일 떨어진 키르벳 아타루즈 (Khirbet Ataruz)에서 발견되었다. 아타루즈는 성경의 아다롯 (Ataroth)을 가리킨다 (민 32:3, 32:34). 아다롯은 이스라엘 갓 지파에 속한 도시이며, 메사 비문에도 기록되었는데, 모압 왕은 아다롯을 점령한 후 그곳에 모압의 주요 기념물을 세웠다. 키르벳 아타루즈 (Khirbet Ataruz)의 발굴에서 정교한 신전과 제사에 필요한 제례 도구들이 발견되었다. 이곳에서 불에 구워 만든 황소 형상, 서 있는 남자 형상의 신전 모델이 발견되었다. 신전에 새겨진 내용에 의하면 아다롯 신전은 주전 9 세기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