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장로교(PCUSA) 내에서 성직자의 일부일처제 의무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성애 관계를 포함해 성적 관계를 맺고 있는 성직자들에게 일부일처제를 요구하는 헌법 개정안이 교단 내 여러 위원회와 성소수자(LGBTQIA+) 옹호단체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뉴멕시코주 시에라블랑카 노회는 6월 말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PCUSA 총회에 해당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교단 헌법을 수정해 "성적인 관계에 있는" 성직자는 반드시 "일부일처제 관계"를 유지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총회에 제출된 '조언 및 권고' 문서에 따르면, 이 제안은 교단 산하 여성 및 성평등 옹호위원회, LGBTQIA+ 평등 옹호위원회, 사회증언정책자문위원회 등 세 위원회로부터 반대 의견을 받았다.
여성 및 성평등 옹호위원회는 일부일처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 "제자 양성이라는 교회의 소명을 넘어 사생활과 관계 구조를 규제하려는 시도"라며 지지를 거부했다. 위원회는 "이는 치유보다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나님만이 양심의 주인이시다"라는 교회법 구절을 인용하며 "교회의 역할은 개인 생활의 획일성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책임, 사랑에 기초한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제안은 해악을 예방하지 못하는 제한적인 관계 틀 안에서 도덕성을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특히 "관계 구조를 제한하려는 정책은 이미 복합적이거나 소외된 정체성을 가진 이들에게 수치심과 침묵, 정신적 강압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성소수자 평등 옹호위원회 역시 개정안이 "잠재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제안서가 다자연애와 일부다처제를 혼동하고 있으며, 두 개념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연구 결과를 인용해 다자연애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관계 만족도를 보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제안이 "하나님의 백성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편협하고 문화적으로 제한된 가족 및 관계 구조에 대한 이해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사회증언정책자문위원회도 개정안을 지지하지 않았다. 대신 인간의 성과 젠더 문제를 다루는 포괄적인 신학 문서와 연구 지침을 개발하고, 포용적이고 비이분법적인 언어 사용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PCUSA 소속 수백 개 교회를 대표하는 성소수자 지지 단체인 'More Light Presbyterians'도 지난달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이번 제안은 퇴보를 의미하며, 신학적·목회적·정의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충실함이라는 이름 아래 역사적으로 퀴어 공동체를 배제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됐던 협소한 관계 정의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님의 부르심은 특정한 관계 규범에 대한 순응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PCUSA 내 성윤리 논쟁은 2015년 교단이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을 채택한 이후 지속돼 왔다. 당시 결정은 오버거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 판결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으며, 앞서 2011년에는 성소수자 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개정안도 통과된 바 있다.
한편 미시시피주 리지랜드의 웨슬리성경신학교(Wesley Biblical Seminary) 객원교수인 로버트 가뇽(Robert Gagnon) 박사는 이번 논쟁이 동성애에 대한 전통적 성경 해석을 포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The Bible and Homosexual Practice』의 저자인 가뇽 박사는 "모든 성적 결합의 전제인 남녀 결합이라는 토대를 제거한 뒤에는, 그 토대에서 파생된 '한번에 두 사람만 성적 결합에 참여할 수 있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윤리에 대한 더 큰 위반은 다자연애가 아니라 동성 간 결합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정하신 성경적 성윤리의 근간 자체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