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성교회가 12월 27일 저녁 공동의회를 열고 당회장 김삼환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했다. 김삼환 목사는 1980년 7월 6일 이 교회를 개척해 지금껏 이끌어 왔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아직 김삼환 목사의 후임을 청빙하지 못해, 당분간 임시당회장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워낙에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동의회 전 드린 주일찬양예배. ⓒ류재광 기자 |
명성교회는 이날 주일찬양예배 후 김상학 목사(예장 통합 전 사무총장, 명성교회 협동목사)가 대리당회장을 맡아 진행한 공동의회에서 원로목사 추대의 건을 만장일치 기립박수로 통과시켰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총회 헌법은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목사로서 시무하면 원로목사로 추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21일 보도한 대로 교회 측은 김삼환 목사에게 전별금 약 30억 원을 책정했으나 김 목사가 고사함에 따라, 이 비용을 어려운 형편의 목회자들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명성교회는 또 김삼환 목사의 사역비를 종전과 같이 지급하기로 했다.
김삼환 목사는 이날 주일낮예배에서 '보답할 수 없는 은혜'(시 116:8~12), 찬양예배에서 '야곱과 라반의 언약'(창 31:43~55)이라는 제목으로 은퇴 전 마지막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자기의 공로를 말할 필요도 기억할 필요도 없다"며 "저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지난 35년간 섬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의 종은 사역할 때만 존재하고 그 뒤엔 없어지는 것이고, 경배의 대상도 존경의 대상도 아니"라며 "언제나 우리 앞에 계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고 했다. 그는 "교회를 시작할 때부터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훈련시키시고 때마다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슴목회와 새벽기도로 유명한 김삼환 목사는 명성교회를 초대형교회로 성장시켰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유치 및 개최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수많은 교계 기관 및 단체를 이끌며 선교를 위해 힘써 왔다.
한편 이날 공동의회에 앞서 원로장로 추대 및 항존직 은퇴예식도 진행됐다. 이도길·엄태근 장로가 원로장로로 추대됐고, 장로 4명, 안수집사 44명, 권사 55명이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