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 민족의 희망!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의 새 날 주소서!"

폭염도 기도의 열기는 이기지 못했다. '광복 70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가 9일 오후 서울광장 일대에서 약 15만 명(경찰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거행됐다. 지난 2010년 8.15 대성회 이후 한국교회 최대 규모의 집회로,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간절히 염원했다.

기도회는 총 4부에 걸쳐 진행됐다. 최이우 목사(대표준비위원장)가 사회를 맡은 1부 '감사와 회개'는 애국가 제창으로 문을 열어 김삼환 목사(대표회장)의 개회 선언 및 대회사, 양병희(한교연 대표회장)·황수원(한장총 대표회장)·정영택(예장 통합 총회장)·박무용(예장 합동 부총회장) 목사의 환영사,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의 축시 등으로 이어졌다.

김삼환 목사는 대회사를 통해 "한국교회는 민족이 중대한 전환점에 설 때마다 함께 모여 민족과 국가를 위해 기도해 왔다"며 "이스라엘 민족이 미스바 광장에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했듯이, 우리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그는 "독일의 통일이 그러했듯이, 이제 우리를 옥죄는 휴전선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기도운동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오늘의 이 기도회가 민족의 가장 비극적인 역사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역설했다.

환영사한 양병희 목사는 "평화통일은 하나님의 뜻이자 역사의 대세"라며 "독일교회가 그러했던 것처럼, 한국교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돼야 한다"고, 황수원 목사도 "서울광장이 회개와 영적 대각성의 미스바 광장이 되어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참석자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이 대독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한국교회의 뜨거운 기도가 한반도의 휴전선을 걷어내고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2부 '사랑과 생명'은 오정현 목사(공동 대회장)의 인도, 유동선 목사(기성 총회장)의 대표기도, 장종현(대표대회장)·이영훈(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메시지 선포, 공동 기도문 낭독, 광복의 감사와 통일 열망 통성기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시편 126:5~6)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장종현 목사는 "이제 한국교회는 회개의 기도로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며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연합하자. 예수님의 희생과 섬김의 정신으로 하나되자.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 한국교회를 회복시키자"고 역설했다.

장 목사는 "하나님나라운동, 신앙운동, 영적생명운동, 회개와 용서운동, 성령운동으로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길 소원한다"면서 "영적 지도자들의 먼저 무릎을 꿇고 눈물로 회개할 때 화해와 연합이 이뤄진다. 교회가 연합하지 못하면서 통일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라와 민족, 통일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기도로 나아가자"고 외쳤다.

이영훈 목사는 '하나가 되리라'(에스겔 37:15~17)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목사는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 불가능은 없다. 온 민족의 소원인 통일이 이뤄지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인간의 힘과 능력을 믿고 자랑하지 말고, 겸손히 낮아져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회개하고 눈물의 간구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시고 그들을 하나되게 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대한민국도 하나되게 하실 것"이라며 "기도로 준비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됨의 역사를 이루자.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이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순서자들이 단상에 앉아 있다.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양병희·이영훈·장종현 목사, 김종덕 장관, 김삼환·정영택·박무용 목사. ⓒ김진영 기자
주요 순서자들이 단상에 앉아 있다.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양병희·이영훈·장종현 목사, 김종덕 장관, 김삼환·정영택·박무용 목사. ⓒ김진영 기자

유만석 목사(대표 준비위원장)가 인도한 3부 '평화와 통일'에선 소강석(대표준비위원장)·김상현(기감 중부연회 감독) 목사가 메시지 선포자로 나섰다.

먼저 '통일의 꽃길을 열어 주소서'(에스겔 34:25~26)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선포한 소강석 목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의 물꼬를 트고 민족의 제단 위에 희생제물이 되기 위해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며 "독일의 통일을 교회가 이뤄낸 것처럼, 한반도의 통일도 한국교회가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의 통일은 정치적인 협상으로도, 군사적 힘으로도 할 수 없다. 그것은 하나님이 해주셔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광복 70년을 맞는 이 해가 통일의 진원이 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기도가 통일의 꽃씨가 되도록 눈물로 부르짖자"고 역설했다.

끝으로 '주께서 평화를 이루시리라'(이사야 41:10~13)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저난 김상현 목사는 "평화통일의 그날은 북한의 형제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주어지는 날"이라며 "반드시 이 땅에 평화통일의 날이 와야 한다. 북한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그러해야 한다. 그것의 하나님의 뜻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4부 '희망과 전진'에서도 뜨거운 기도는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평화통일을 위해, 지구촌의 평화와 한국교회를 위해 하나님께 간구했다. 그리고 대미는 손인웅(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상임대표)·조일래(기성 전 총회장)·곽도희(기침 총회장)·우종휴(예장 합신 총회장) 목사 등 교단 및 단체 대표 12명이 선언문을 낭독하며 장식했다.

이들은 "한국교회는 분단의 죄악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참회하며, 민족의 평화통일을 교회의 핵심 과제로 삼고 분단 극복을 위해 힘써 기도하며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민족 상생과 평화를 위해 우리가 사랑받지 못하는 그곳에서도 인내하며 사랑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남북의 평화통일은 홍해를 건너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의 날까지 끊임없이 기도할 것이다. 우리는 기도의 힘이 분단의 사슬을 끊고 민족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고 고백했다.

이후 기도회는 '통일시대를 향한 전진의 노래' 제창과 전용재 목사(기감 감독회장)의 축도 및 우순태 목사(사무총장)의 광고로 모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