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슬람 반군 테러 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두 명의 일본인 인질을 살해하고, 요르단 조종사를 화형 시킴으로써 같은 이슬람 국가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큰 충격에 몰아넣었다. 왜 이슬람 국가 내에는 IS와 같은 반군 테러 단체들이 생겨나는 걸까? 왜 이렇게 계속 분쟁이 끊이지 않고,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까? 이슬람 내부 분쟁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뿌리 깊은 이슬람 종파간의 갈등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이슬람의 두 종파: 수니파와 시아파란?
기독교가 크게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듯, 이슬람도 크게 두 종파, 곧 수니파아 시아파로 나뉘어져 있다.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죽은 이후 누가 이슬람 신앙과 공동체를 이끌 수 있는가를 놓고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게 된 것이다.
마호메트는 자신의 뒤를 이을 아들이 없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래서 마호메트의 뒤를 이어 칼리프가 이슬람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로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이슬람 내에 권력 투쟁을 야기했고, 이슬람 공동체는 누가 마호메트의 진정한 후계자인가를 두고 두 종파로 나뉘게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슬람 종파 | |
수니파 | 시아파 |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는 마호메트의 후손들에게만 국한 되지 않는다. 마호메트를 뒤이은 모든 이슬람 지도자들이 이슬람의 종교적 신앙적 지도자이다. | 예언자 마호메트의 후손들만이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 |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수니파는 이슬람 지도자들은 마호메트의 후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오직 마호메트의 후손들만이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본격적으로 분쟁하기 시작한 시점은 661년 마호메트의 후손이자 시아파 후세인 이븐 알리(Husein ibn ali)와 그의 아내가 우마이야 왕조 예지드 1세(Umayyad Caliph Yazid I) 통치하에 살해당하면서 한층 더 격화되었다. 그 이후 수니파와 시아파는 지금까지 약 천년 이상의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중 어느 종파가 이슬람의 주류일까? 특별히 이슬람 분쟁이 왜 이라크에 집중되는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전 세계 이슬람 인구의 분포도와 이라크 내에 이슬람 분포도를 비교하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슬람 종파의 인구 분포 | ||
수니파 | 시아파 | |
전세계 | 85-90%. | 10-15%. |
이라크 | 35% | 60% |
위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슬람의 주류는 수니파로 전 세계 약 85-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시아파는 소수로 약 10-1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라크는 이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시아파가 전체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류이고, 수니파는 약 35%로 소수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라크에서 시아파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권력은 지난 100년간 수니파가 줄곧 장악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이다. 후세인은 이라크 내 다수인 시아파를 억압하며 독재 권력을 유지해왔고, 후세인 통치하에 시아파는 큰 박해를 받게 된다.
그러다 지난 2003년 미국 주도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함으로 수니파 후세인을 제거하고, 시아파가 이끄는 새로운 정권을 수립한다. 이러한 상황은 오랫동안 이라크 내에서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독점해온 수니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번에 문제가 된 수니파 무장 테러 집단인 '이슬람 국가'(IS) 이다. 이들은 수니파에 이한 이슬람 국가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이라크 내에서는 새롭게 권력을 갖게 된 시아파와, 권력을 빼앗긴 수니파로 나뉘어 극심한 분쟁이 이어져 내려 오고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 IS가 이렇게 급성장하며,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앞서 언급했듯이, 2003년 미국 은 수니파 후세인을 제거하고, 친미 성향의 시아파 말라키를 이라크 정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세운다. 그런데 말라키 정부는 소수파인 수니파를 철저하게 배제하면서 결국 수니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라크 수니파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침공으로 주권을 빼앗긴 데다, 그 동안 자신들이 독점해왔던 정권마저 빼앗기는 이중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라크 수니파의 반미 저항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같은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등 다른 수니파 국가들의 이슬람 전사들이 가세하면서 이라크 내 수니파 무장세력 IS 는 급성장하게 된다.
둘째는 시리아의 내전이다. 약 40년에 걸쳐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 온 아사드(Al Asad) 정권은 종교적으로는 시아파에 속한다. 그런데 시리아에서는 이라크와 달리, 수니파가 다수임에도 시아파가 권력을 독점해왔다. 이에 시리아 내에서 수니파가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 때 같은 수니파에 속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미국과 협력하여 시아파 아사드 정권 제거를 위해 시리아 수니파 반군 세력을 적극 지원한 것이다. 이 즈음 시리아 반군 세력에 지원된 상당수 무기와 군수물자가 같은 수니파에 속한 이라크 무장 단체 IS에 건네졌다 결국 IS는 같은 시리아 수니파 반군 세력과 정권 탈환과 수니파 국가 건설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이라크 뿐만 아니라 시리아까지 그 세력을 뻗치게 되었다.
셋째는 2011년 5월 1일 미국 정부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을 계기로, 그 해 12월 이라크 주둔 미군 전투병력을 일부 철수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 개입을 줄이고 중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정책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미국은 이라크 말라키 정부가 치안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군의 철수는 도리어 IS가 세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꼴이 되었다.
과격하고 잔악 무도한 IS를 무력화 시킬 방법은 무엇일까?
결국 IS 를 무력화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상군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보다 제한적 공습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주도하는 공습이 해결책 일부분은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리아와 이라크가 정치적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데는 국내외 적인 여러 복잡한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동의 정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을 위해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을 비롯한 중동 국가의 협력이 절실하다. 2003년 미국이 후세인 제거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때 사우디와 요르단은 적극 협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IS는 사우디와 요르단 등 주변 이슬람 국가와 같은 종파인 수니파에 속한데다가, 시리아에 주둔하는 일부 IS는 시아파 아사드 정권을 대항해 싸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IS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국 주도의 지상군을 돕는 것은 같은 수니파를 탄압하는 것이고, 동시에 자신들이 이단시 하는 시리아 시아파 정권을 돕는 모양새가 된다. 이것이 바로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IS를 무력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이고, IS 는 이런 정황을 십분 활용하여 더욱 잔악 무도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슬람권에 복음을 전할 것인가?
2003년 미국 타임지는 '기독교인이 이슬람을 개종해야만 하는가?'(Should Christian convert Muslims?) 라는 제목의 이슬람과 기독교 선교와의 관계를 다룬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타임지는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 내의 두 가지 상반된 견해에 대해 지적했다. 곧 기독교는 이라크와 이슬람을 적으로 간주하고 파괴되어야 할 이단과 사탄의 집단이라고 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대거 몰려가고 있는 사람들도 바로 기독교 선교사들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한국 기독교 내에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몇몇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이 이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단은 기독교 내에 잘못된 교리를 따르는 자들을 가리킬 때 하는 말이지, 이슬람처럼 기독교 범주 밖에 있는 자들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또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선교를 위한 적절한 훈련과 준비 없이 열정만 가지고 무슬림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지만, 대부분은 극단적인 선교방법으로 도리어 무슬림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슬람을 믿는 것과 그 나라의 국민의 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동일시 되는 이슬람 국가에서 기독교로의 개종은 단순히 종교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와 국가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만큼 이슬람 선교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독교가 이슬람 선교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점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는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이다. 이슬람은 파괴되고 없어져야 할 이단이나 사탄의 무리가 아니라,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할 자들이다. 둘째는 훈련과 준비 없는 극단적인 선교방식이다. 이슬람 선교는 열정만 가지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슬람과 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으면, 도리어 무슬림들의 갈등과 반발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슬람 사회와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창조적인 선교전략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필자인 정진오 목사는 루터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Research Fellow와 예일 신학대학원 Visiting Scholar를 거쳐 현재 미국 시온루터교회 (LCMS) 한인부 담임목사로 재직중이다. 연락은 전화 618-920-9311 또는 jjeong@zionbelleville.org 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