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누구와 심각한 관계였다면, 으레 잠자리까지 갔겠구나 생각합니다."
"믿는 청년들이나 믿지 않는 청년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형제는 성적 습관 때문에 죄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교회 전도사님들도 예외는 아니죠. 청년부 자매들과 심각한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거든요."
"워낙 성도덕이 해이해진 상태라 죄에 대한 설교를 하기가 쉽지 않고, 하더라도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청년 사역자를 위한 청춘의 성(性)' 세미나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교수) 주최로 17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됐다. 세미나에서는 송인규 교수가 '청춘의 성, 어떻게 지도할까?', 김미랑 소장(탁틴내일연구소 소장)이 '청춘의 성, 상담 사례와 가이드'를 각각 발표했다.
송인규 교수는 사역자들이 실제로 부딪치는 이야기들을 '흔히 제기되는 어려운 질문들과 이에 대한 잠정적 답변'으로 내놓았다. 먼저 '왕성한 성욕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권면해야 하나'에서는 "보통 남성 청년들이 많이 하는 질문으로, 물론 남성 호르몬의 분비와 성욕의 발동은 젊은 시절의 자연스런 현상이요 하나님의 섭리적 조치"라며 "불편하지 않은 해결 방안으로 ①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에 의한 성욕의 절제 ②몽정"을 꼽았다.
불편하거나 때로 죄의식이 동반되는 해결 방안으로는 '자위 행위'를 거론하면서 "그 자체는 죄가 아닐 수 있지만, 연관한 현상(심리 상태, 포르노, 성적 공상)은 죄일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자위 행위가 죄라 하더라도 이는 개인의 의식과 행위에 국한되므로, 다른 사람을 개입시키는 성적 활동(스킨십, 간음, 음란행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죄가 덜 된다고 판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포르노에 빠진(혹은 중독된) 이들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서는 ①인간 및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의 파급 ②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 촉진 ③비정상적 성적 쾌락에의 예속 등을 포르노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①포르노가 끼치는 개인적·사회적 폐해와 문제점을 직시하고 ②포르노의 사진이나 영상에 묘사되는 대상의 모습이 하나의 인격적 존재로 부각시키며 ③의도적 사용에 대한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확보한 모든 종류의 자료를 폐기함으로써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런 의도적 사용자를 도울 '도우미'가 필요한데, 그 자격 조건으로 △고민자에 대한 개인적 관심 △영적 성숙 △고민자로부터 신뢰를 받음 △고민자가 필요로 할 때 함께할 수 있어야 함 등을 열거했다. 도움 방식으로는 예방적 성격의 정기적 점검 기회 마련, 심리상태 악화나 장기 출장 등 고민자의 상황이 바뀔 때 신속한 대응 조치, 다시 과거 습관에 빠져들 때 단호하면서도 사려 깊은 징계 처분을 통해 적절한 교화 시도 등을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꽤 많은 경우 이런 습관은 오래 되거나 중독 정도로 분류돼, 전문적 상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 친구와 새롭게 사귈 때, 과거 관계를 고백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깊이 발전해 약혼 단계에 이를 경우의 문제로, 이상적·원칙적으로는 과거의 관계를 솔직히 고백하고 필요하면 용서를 구함으로써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예외적인 경우 이런 식의 완전한 고백이 반드시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백을 들은 상대방이 심리적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의처(부)증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만일 과거에 대한 고백을 당사자에게 할 수 없다면, 또는 고백할 수 없는 것 때문에 매우 괴롭다면, 비밀을 지킬 수 있고 믿을 만한 상담가나 멘토에게 고백할 수도 있다"며 "물론 가장 좋은 길은 역시 사귀고 있는 대상에게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라고 전했다.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고 남성과 헤어진 경우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필요한가'와 관련, 그는 "실제로는 이때 임신 당사자의 부모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는다"면서도 "지도자는 이에 대해 ①당사자가 부모를 설득해 낙태하지 않고 아이를 낳음 ②당사자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낙태하지 않고 아기를 낳음 ③당사자가 부모의 강권에 순응하여 낙태의 방도를 취함 등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송 교수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모는 딸의 혼전임신을 집안의 수치로 여기므로 보통 세 번째 방안을 취하고자 할 것"이라며 "만일 당사자가 두 번째 방침을 취하고 부모로부터 배척당한다면 신앙 공동체가 당사자를 법적·경제적·사회/심리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정리했다.
'동거 중인 커플이 교회를 찾은 경우'에 대해선 "혼전동거는 점점 더 일반 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적어도 성경적 그리스도인들의 경우에는 이런 행습을 지지할 수 없다"며 "그러므로 조치의 핵심은 그 커플이 신앙과 관련해 어떤가 하는 데 있다"고 했다. 그들이 비신자이거나 형식적 그리스도인이라면 일반 상식의 관점에서도 혼전동거가 바람직하지 않음을 설명하고, 어느 정도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성경의 가르침을 전해야 한다는 것. 그는 "물론 이러한 설명과 설득은 이 커플과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된 후 호의적 맥락에서 시도돼야 한다"고도 했다.
'교회 청년부 내에서의 이성교제 방침 설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청년·대학부가 대체로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와 간섭을 능사로 여기거나 무책임한 방치로 일관하는 두 가지 극단으로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고, 중도적 방도를 제안했다. 그는 "청년들의 신앙 공동체는 형제·자매가 건전하고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이 돼야 한다"며 "지도자는 자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대화·상담·조언을 베풀고, 사귀고 있는 지체들이 올바른 관계를 갖도록 공동체적·개인적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성교제를 시도하는 청년들은 사귐이 깊어짐에 따라 자발적으로 지도자와 상담하도록 훈련돼야 하고, 여기서는 선배들의 모범이 중요하다. 사귀는 이들은 지혜와 인내가 있어야 하는데, 자신들의 자유를 너무 제약받아서도 안 되지만 동시에 공동체 내의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는 "깊은 사귐으로 접어들기(going steady) 전에 지도자에게 알리는 것이 여러 모로 중요하고, 언제 공적으로 표명할지 현명하게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교수는 "구성원 사이에 위화감이나 배타성 배태 가능성을 경계하는 등 상호간 조심·이해·용납이 있어야 한다"며 "중요한 직책을 맡은 이들끼리 사귀는 경우 다른 이들의 시기심과 섭섭함을 조장하지 않도록 하고, 반대로 사귀는 두 사람을 '왕따'시키면서 그룹 단위의 보복을 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인규 교수는 "대학·청년부 사역자들은 자신들부터 모범이 돼야 하고, 특히 성적인 면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면 자신 뿐 아니라 책임진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게 됨을 알아야 한다"며 "이성의 청년부 지체에 대한 자세가 깨끗해야 하고(딤전 5:2), 혹시 청년·대학부 지체와 사귈 경우에는 데이트·스킨십 등에 있어 깨끗하고 모범적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교회 청년부나 선교단체 소속 젊은이들은 이성교제와 스킨십 문제에 있어서도 세상의 '소금과 빛'이 돼야 한다"며 "언급했듯 이성교제와 데이트, 스킨십 역시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행하도록 훈련하고, 세상과 달리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성교제와 만남'을 갖도록 지도자들이 자극하고 사명을 고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효성 있는 교회 내 성 교육 및 상담 필요성도 제기했다. 포함돼야 할 내용으로는 ①그리스도인의 연애 과정 ②남녀 간의 신체적·성 심리적 차이 ③이성교제와 데이트 ④스킨십 허용·금지 범위 ⑤성행위의 기독교적 의미 ⑥순결의 의미와 중요성 ⑦결혼: 기독교적 특이성과 이에 대한 준비 ⑧성적 범죄 범주들 및 회개·자백, 사죄·용서 ⑨원하지 않은 임신 ⑩동거 문제 ⑪왕성한 성욕에 대한 대처 방안 ⑫동성애 문제 ⑬포르노 중독 ⑭자위 행위 ⑮과거에 대한 고백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교회에 이성교제 관련 청년사역 전문가 및 상담가가 준비돼야 한다"며 "개교회를 넘어 교단과 신학교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