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는 멸망당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정작 본인이 멸망의 길을 걷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자아성찰이 부족한 탓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모순의 삶을 사는 것은, 자신의 연약함을 철저하게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주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매순간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자아성찰을 하지 않은 사람은 부부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결혼 전 어린 시절의 결핍과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성인이지만, 내재되어 있는 본 모습은 상처받은 영혼이기 때문이다. 부부 문제는 단순히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과거의 문제와 결합되어서 복잡하다.
남편은 아내를 통해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연유된 상처에 직면한다. 이것은 단순히 아내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남편이 살아왔던 과거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을 통해서 어린 시절 겪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와 관련성 있는 내면의 상처가 드러난다. 이것 또한 남편의 인성 문제만이 아니라 아내가 살아온 지난 일과 관련되어 있다.
남편과 아내는 왜 자신이 그러한지 표면적인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깊은 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상처받고 잃어버린 자아 찾기를 노력해야 한다. 자신은 절대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의 생활 가운데 부모나 배우자에게 듣기 싫은 소리나 행동이 있나 찾아보길 바란다.
"반찬이 왜 이 모양이야?" "책상 정리 좀 해라" "무식한 여편네야" "아이 참 답답해서 못살겠네" "애 교육시키는 꼴이 그게 뭐냐?" "하나부터 열까지 잘 하는 게 없어" "돈도 제대로 못 벌어 오는 주제에" "오늘 설교는 다 자기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등등.
배우자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이 상대방을 아주 발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반찬에 핀잔을 하는 남편에 대하여 아내는 속상한 마음이 든다. 더 나아가서 반찬을 트집잡는 남편이, 먹을 것에 목숨 거는 수준 낮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아내는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이기적인 남편이 너무나 싫어진다.
아내의 소원은 남편이 아무렇게나 살아도 서로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이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이 있어도, 그냥 지적하지 말고 그 중에 잘된 것만 찾아 칭찬해주고 감사하며 식사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가장 좋은 것은 서로 즐거운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고 싶은 것이다.
아내는 과거에 가사 일을 한 적도 없고, 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그래서 반찬에 대한 남편의 비난으로 시작한 것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되었다. 과거의 상처가 다시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남편은 정리를 하라는 아내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었다. 아내가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 무례하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남편은 아내의 행동에서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자신에게 하기 싫은 것을 계속 강요했던 모습까지 떠올렸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모두 수용해 주기를 바랐다. 그는 어렸을 적에 형제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다. 정리정돈이라는 문제에서 시작되었지만, 자신이 수용받지 못한 아픔까지 확대된 것이다.
부부는 서로 상처받은 자아의 치료자 역할을 해야 한다. "믿음의 주요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는 말씀은, 부부가 예수님을 바라봄으로 자신의 결핍이 이제 회복의 소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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