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총회장 박동일 목사, 이하 기장)가 3일 오전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제99회 총회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기장 제99회 총회는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를 주제로 오는 23~26일 전북 부안의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다.
부총회장 누가 될까?... '개척자립선교센터'도 관심
이번 총회 역시 첫날 임원 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교단 내 현안들을 처리하게 된다. 주요 임원 선거에는 총회장 후보 황용대 목사(대구노회, 성삼교회), 목사부총회장 후보 최부옥(서울동노회, 양무리교회)·정대성(경남노회, 당항교회) 목사(이상 기호순), 장로부총회장 후보 이호성 장로(서울남노회, 강남교회)다.
후보들은 총회를 앞두고 최근 지역별 공청회를 통해 총회 발전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는데, 특히 이들은 얼마 전 서울 지역 공청회에서 교회 성장을 비롯해 개인 신앙과 교단 정체성 재성찰 등 주로 내부적 문제를 언급, 지금까지 에큐메니칼 이슈나 정치·사회적 아젠다 등에 관심을 가져 온 교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총회 헌의안 중에도 '개척자립선교센터 설치의 건'이 포함돼 있다. '기장 21세기 중장기발전기획위원회'(이하 발전위)가 헌의한 이 안건은 교회의 개척 및 자립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발전위는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교단의 개척과 부흥,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무헌금으로 한신대 돕자"... '사회참여적' 헌의안도 다수
'학교법인 한신학원을 위한 의무헌금의 건'도 눈길을 끈다. 이는 기장의 직영대학인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의 운영을 돕기 위한 것으로, 헌의안에 따르면 전국 교회가 전년도 결산액의 200분의 1을 내년부터 7년간 한신대 법인에 헌금해야 한다. 이 의무헌금을 이행하지 않는 노회는 총회 회원권이 유보된다.
이 건을 헌의한 '학교법인 한신학원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정부가 매년 대학평가지표에 따라 재정지원 제한 대학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 대학평가지표에 법인전입금과 법정부담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한신대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만일 한신대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선교위원회는 '(가칭) 기장 100회 총회 기념 선교대회 개최의 건'을 헌의했다. 위원회 측은 "2015년은 1912는 평양에서 열린 장로교 제1회 총회로부터 제100회 총회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라며 "교단 100회 총회를 기념해 지난 역사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에 감사하고, 교단 선교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다가올 100주년의 선교비전을 세우기 위한 자리로 제100회 총회 전야제인 선교대회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회참여' 관련 헌의안도 물론 올라와 있다. 기장은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의 작은 기도운동이 독일통일의 물꼬를 텄다는 믿음으로, 올해 사순절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남과 북의 화해 및 통일을 위한 '평화통일 월요기도회'를 개최해 왔다. 이 기도회를 주관한 '평화통일위원회'는 다음 회기 동안에도 기도회를 그대로 유지할 것을 헌의했다. 이 밖에 생태 관련 헌의안으로 '내성천 살리기(영주댐 건설 반대)를 범교단 운동으로 펼치고 확산하는 건' 등이 있고, 사회적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교회 절전소운동의 건' 등이 헌의돼 있다.
기장은 특별히 총회 둘째날인 24일 저녁 7시부터 세월호 유가족 등을 초청해 '고난받은 이웃과 함께하는 수요연합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태진 총무는 이번 총회 주제에 대해 "오늘날 교회는 초대교회와 달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고, 교회가 사회를 염려하는 것이 아닌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교회가 빛과 소금의 삶을 선포하기 이전에 죄된 모습을 하나님 앞에 참회하고, 세상 앞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우선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을 회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