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선교하고 계시는 많은 선교사님들에게 약속했던 대로 그곳의 실정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기도 부탁드리려고 이 글을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대로 터키의 말라티야라는 곳에서는 지난 4월 18일에 세 명의 기독교인(독일인 선교사와 두 명의 터키인)이 순교를 하였습니다. 과거에 여러 명이 순교를 당하였지만 이번 순교 사건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현지인이 살해당한 최초의 케이스라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100여명이 출석하던 이즈밀의 교회는 15명 내지 20명으로 출석 인원이 줄어들었고, 많은 현지 기독교인들이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은 너희 차례다.”라는 협박들이 교회 앞에 붙기도 하고, 셀쭉에 있는 수양관에는 헌병들이 나와 Seal을 붙이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보고 들은 것들을 다 말하고 싶지만 몇 가지로 정리해서 전해드립니다.

터키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98%의 국민이 회교도이고, 집권 정당도 회교 정당이며 현실적으로는 선교가 가장 어려운 나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예로 선교사의 숫자는 2,000명인데, 교인은 3,000명에 지나지 않으며 선교사와 교인의 비율이 1:1에서 벗어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로 등록하거나 선교사들이 종교 비자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 법이 아예 없기 때문에 종교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의 종교 활동은 인정받지 못하며, 선교사들은 관광비자나 비즈니스 비자로 활동하기 때문에, 종교 활동은 위법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터키의 건국 이념은 세속화(종교가 국가의 정책에 관여 못한다는 의미)이지만, 현 집권 정당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이슬람화가 음으로 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순교 사건도 그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수많은 보수 회교도들이 정부의 관리직과 교사에 등용되었으며,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비공식으로라도 일을 하며 이슬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살해 범인들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을 영웅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사건 후 현장에서 도망치려다 떨어져 의식 불명인 범인의 어머니는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했으며, 다른 범인의 아버지는 잡혀가는 아들을 향하여, “걱정 마라. 네 뒤에 우리가 있다.”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범인들은 “좋게 대화하려고 갔다가 우리들을 모욕하는 바람에 화가 나서 죽였다.”라고 하지만 이는 잘 준비된 범행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한 예로 사고 며칠 전에 범인들이 권총으로 사격 연습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방면되었다는 기록이 밝혀졌습니다.

말라티야 사건에 대해 106번이 찔렸다거나 장기가 도려내졌다는 소문이 일반화되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현지의 선교사들은 아무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현지로 달려가 네자티 아이든 목회자의 시신을 고향인 이즈밀로 모셔 온 선교사님과 현지 기독교인의 최고 리더로 그 장례식을 집례한 터키 목사님에게서 직접 들은 바로도 이와 일치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조작을 했을까에 대하여 현지 선교사들은 극단주의자들이 현지 기독교인들을 겁주려고 그런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도 합니다.

어떻든 이로 인해 현지인들의 교회 출석이 줄어들고, 모든 예배와 집회 시에는 경찰들이 와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경찰들의 보호에 대하여 불안감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곳 집회에 참석하러 갔는데, 밖에 경찰차가 있고, 돌에 맞아 깨어진 유리창들을 보니까 목숨을 걸고 예수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낙심하고 두려워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는 반면에 신앙에 대한 열정이 더 강해진 기독교인들도 생겼습니다. 한 기도회에서 “이제 내가 말라티야에 가겠습니다”라고 한 교인이 말하자, “그 다음에는 내가 가겠습니다”라고 다른 교인이 말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터키 선교의 한 전환점이 될 것임을 믿으며 곳곳에서 모여 뜨겁게 기도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터키를 위해 기도합시다. 순교한 네자티 아이든은 72년생으로 기독교인인 부인과 출근 버스에서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자신도 회심하여 자진하여 말라티야로 선교하러 갔던 것입니다. 날마다 계속되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선교하다가 부인과 7살난 아들 엘리사, 5살난 딸 에스더를 남기고 순교하였습니다.

사건 직후 부인은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하며 자기가 그 일을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허락지 않아 지금은 역시 선교사의 부인인 언니와 함께 기거하며, 지난주에는 안디옥에 가서 간증을 하였다고 합니다. 복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세 명의 순교자들, 그리고 날마다 순교를 예상하며 복음을 전하는 이분들의 노력과 그 피가 헛되지 않도록, 이를 통하여 터키와 아랍권이 복음화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터키는 회교도들을 향한 선교에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나토에 가입한 유일한 회교 국가이며, 이 나라가 EU에 가입하게 되면 가입국 중 가장 큰 나라가 될 것입니다. 또 여기에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어 있어서 어떻든 선교가 가능하며, 터키인들은 모두 아랍말을 하기 때문에 이들을 개종시켜 훈련시키면 모든 아랍 나라에 선교사로 보낼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국회 사절단과 함께 방문하여 그쪽 종교성 장관을 만났습니다. 정부의 여러 기관중 종교성이 가장 많은 예산을 갖고 있고, 또 그 장관의 집무실이 수상의 집무실보다 더 훌륭한 것을 보며 회교의 힘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힘은 미국이 갖고 있다는 것도 경험하였습니다. 터키의 선교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모임의 주선을 부탁하였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추진되는 일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의 전 날 만난 터키의 기독교인 대표격인 이싼 목사님은, “회의에서 아무 것도 안 이
루어져도 미국이 이렇게 우리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고, 특히 우리들에게 너무 큰 힘이 된다.”고 하면서, “Now I know that we are not alone.”이라며 기뻐하였습니다. 기독교만 안 믿으면 멀쩡하게 잘 살 수 있는데, 갖은 무시와 경멸, 협박을 당하면서도 신앙을 고집하는 이들에게 정말 우리가 함께 함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쓴이: 신경림 목사, 웨슬리신학대학원 부총장

(자료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